요즘 北 군인들, 입당 NO! 돈벌이 OK!

▲ 북한군 열병대 국경절 기념 열병식 참가

4월 25일은 북한군 창건 기념일이다.

북한군은 정규군 육해공 120여 만명의 무력을 가진 군사강국이다. 군 병력을 정확히 밝히지 않아 정규군 170만여 명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여기에 노동자, 농민으로 구성된 교도대, 적위대, 8백만 예비병력(청년동맹, 소년군 포함)까지 하면 늙은이와 병약자, 어린이를 제외하고 전체 인민이 군대가 되는 셈이다. 전체 주민 대비 군인 비율이 세계 최고수준에 달한다.

김정일 정권은 이러한 방대한 무력을 바탕으로 ‘선군 정치’를 고수하고 있다. 김정일은 올해 들어 거의 모든 시간을 군부대 방문에 할애하고 있다. 지난 4월 8일 국방위원장 추대 13돌 대회에서 인민무력부장 김일철 차수는 최근 위폐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금융제재에 ‘강경대응’을 선언한 바 있다.

군복무 연한 감축하지 못하는 이유

이같은 군국주의 노선으로 죽어나는 사람들은 청년들이다. 청년들은 10년 간 군복무와 각종 건설작업에 동원된다. 아까운 청춘을 고스란히 군에 바쳐야 하는 것이다.

남자의 경우 군복무 연한은 10년, 여성은 6~8년이다. 87년부터 98년까지는 복무연한이 13년이었으나, 그후 다시 10년으로 줄어들었다. 군복무 기간이 이처럼 긴 이유는 군 병력유지와 군인들의 체력과 관련이 있다.

6.25 전쟁 이후 군사력을 끊임없이 증강해온 북한은 소련과 동구권 나라들로부터 반입한 재래식 군사장비를 유지하기 위해 군사력을 감소시킬 수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90년대 중반 ‘선군 정치’를 내세워 군인들을 군사력 유지 겸 건설인력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감축할 수 없다.

90년대 식량난을 겪으며 북한군은 군사력 보강에서 큰 애를 먹었다. 학생들은 먹지 못해 발육이 되지 않았으며, 일부는 ‘꽃제비’로 유랑해 체력이 현저히 저하되었다. 군 입대 기준도 남자의 경우, 신장 148cm에서 145cm로, 몸무게 48kg에서 40kg으로 줄여 합격시키고 있다.

95년에는 각 시 군 군사동원부에서 초모생(군 모집생)을 충당하기 위해 23세까지의 노동자, 농민들도 징집했다.

군생활 동안 이성교제 못해

군대생활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각종 스트레스와 살인적인 영양실조다. 북한군도 상관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고, 관병일치(官兵一致), 군민(軍民)관계 훼손불가와 같은 군복무 조례가 있다.

군인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가장 큰 원인은 이성교제를 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돼 있다. 이성(異性)에 눈뜨는 시기가 바로 군복무에 시달리는 10년이다. 이 때문에 군복무 5~10년이 된 고참들은 주민부락에 몰래 아지트들을 차려놓고 여성들과 교제하고 있다. 제대 후 결혼을 약속하고 후방물자를 빼돌려 제대준비를 하는 상관들이 수두룩하다.

군복무 중 연애불가 원칙이 있어 만약 연애하거나, 여성을 임신시켰을 경우 ‘생활제대’(의가사 제대) 처벌이 가해진다. ‘생활제대’ 된 군인은 한평생 간부로 등용될 수 없는 혹독한 제한을 받는다.

두 번째 스트레스는 돈벌이다. 90년대 전까지는 노동당에 입당하는 것을 가장 큰 영광으로 여겼고, 군복무 목적의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당증보다 돈 많은 사람이 선호되면서 군복무 기간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한다.

▲ 주민 단속 국경군인

이 때문에 좋은 병종(병과)을 서로 선택하려고 한다. 입당을 중시했던 과거에는 전연 구분대(전방 민경)와 특수병종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국경경비대와 해안경비대와 같이 국경을 접하고 있는 병종이 인기다.

국경경비대 군인들은 군복무 기간 ‘30~50만원 벌기 운동(90년 중반)을 벌였지만, 최근에는 ‘300만원 벌기 운동’(한화 100만원)으로 바뀌었다.

돈 주고 군복무 면제되기도

가장 심각한 것은 북한군에 확산되고 있는 영양실조다. 식량난 전에는 하루 백미 800g, 고기 200g 등 1일 공급 규정량이 있었지만, 10년 넘게 이 규정을 지키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개선될 조짐도 없다. 백미 대신 옥수수나 감자로 대체 공급하고 있으며 고기는 명절이나 돼야 구경할 수 있다. 각 부대마다 온실과 목장을 건설하지만, 자재가 없고 허술한 관리로 매번 실패한다.

김정일의 방문일정이 잡힌 군부대들은 김정일이 온다고 하면 주변 농가에서 채소와 고기를 빌려다 ‘식사 검열’을 받고 돌려 보내는 실정이다.

북한군 제 407 군부대 출신 탈북자 임명수(가명, 25세)씨는 최근 “나와 같이 입대한 동창들 중 100명 중 5명밖에 군에 남지 않았다. 더러는 공사도중 죽고, 불구자가 되고, 감정제대(의병제대 또는 일시 귀가조치) 되어 집에 갔다”고 증언했다.

임씨는 “영양실조에 걸려도 힘(빽)이 없으면 집에 가지 못한다. 부대에 누워있다가 죽으면 앞산에 묻는다”고 말해 북한군의 영양실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요즘 북한군은 돈만 주면 군복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고 한다. 임씨도 대열 참모(관리참모)에게 북한 돈 30만원 (남한 돈 10만원) 상당의 돈과 물건을 바치고 ‘조기제대’ 되었다고 밝혔다.

이것이 창건 74년을 맞는 조선인민군 하급부대의 현주소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일은 이같은 전투력 저하 상황을 타개하고 남북간 군사력의 비대칭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더더욱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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