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대북특사(special envoy)로 지난 클린턴 행정부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자문관이자 대북정책 조정관으로 일했던 웬디 셔먼 전 대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보도했다.
방송은 오바마 당선인 측의 외교안보팀 인사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 “셔먼 전 대사가 당초 알려진 대로 국무장관의 자문관이 아닌 대북 고위 특사직을 제의받았다”며 “다만 셔먼 전 대사는 자문관직을 겸하지 않는 특사직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이같이 밝혔다.
방송은 “이 때문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내정자의 결정 여하에 따라 셔먼 전 대사는 차관급인 자문관직과 대북특사라는 두 개의 직함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셔먼 전 대사가 장관 자문관을 겸하지 않는 대북특사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미첼 리스(Mitchell Reiss) 전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이 기용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윌리엄&매리 법대 교수인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은 “오바마 당선인 측으로부터 대북특사직에 관한 의사를 타진받았다”며 “기회가 주어지면 맡을 것”이라고 방송을 통해 밝혔다.
최근까지 워싱턴포스트(WP)와 워싱턴의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의 북핵협상 기조 유지와 북한과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대북특사 기용 가능성을 점쳐 왔다.
이에 대해 방송은 “외교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힐 차관보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한과 관련한 업무는 맡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며 “힐 차관보는 국무부내 차관보급 이상의 다른 고위 인사들처럼 일단 사표를 낸 뒤 자신의 거취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직 국무부 고위 관리 출신의 외교 소식통도 “힐 차관보가 대북특사로 임명되지 않을 경우 자신의 후임자가 부임할 때까지 당분간 더 현직에 머무를 것”이라며 후임으로는 커트 켐벨 전 국방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가 사실상 확정돼 공식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오바마 차기 행정부는 이란, 중동, 인도-파키스탄, 북한을 세계 4대 핵심 외교현안 지역으로 꼽고 이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위급 특사를 선정 중에 있다.
이란 특사에는 데니스 로스 전 중동 특사, 중동 특사에는 리처드 하스 외교협회(CFR) 회장, 인도-파키스탄 특사에는 리처드 홀부르크 전 유엔 대사가 내정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