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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전 정책위의장 등 열린우리당 의원 23명이 6일 집단 탈당했다.
이미 6명의 의원이 탈당한 상태에서 23명의 추가 탈당이 이어져 열린우리당 의석은 111석이 됐다. 2004년 4∙15총선이후 3년만에 원내 제1당 자리는 한나라당(127석)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번 탈당 회오리는 향후 대선정국에도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탈당 의원들은 ‘참회와 새로운 출발’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여 통합신당 창당에 충실하겠다”면서 “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책임 있게 국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성심껏 협조할 것이나, 정치적 개입은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신당창당을 위해 국회에 새로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혀 노 대통령이 주도하는 개헌과 열린당이 주도하고 있는 부동산 정책,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사학법개정 등의 향배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탈당파 의원들은 이번 주말 워크숍을 갖고, 교섭단체 명칭이나 향후 원칙 등에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 전 원내대표는 “천정배, 염동연 의원 등 기존 탈당한 의원들도 워크숍에 함께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재일 의원은 “향후 35명 정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이 주도하는 신당의 외연은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탈당 의원들이 늘어날 경우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탈당에 참여한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외에 강 전 정책위의장, 김낙순, 노웅래, 노현송, 박상돈, 변재일, 서재관, 양형일, 우윤근, 우제창, 우제항, 이강래, 이근식, 이종걸, 장경수, 전병헌, 제종길, 조배숙, 조일현, 주승용, 최규식, 최용규 의원 등이다.
민주 ‘환영’… 열린, 한나라, 민노 ‘비난’
우상호 대변인은 “대통합신당에 대한 당내합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속도와 방법에 이견이 있다고 하며 탈당을 감행하는 것은 정치도의적으로 타당치 않다”면서 “탈당파가 포기한 것은 기득권이 아니라 당적”이라고 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원내 대표와 정책위 지도부가 탈당한 것은 국민들에게 적절치 않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지도적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탈당한다고 해도 열린당의 색깔을 지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열린당이 맞이하는 계절은 추운 겨울”이라며 “밤이 깊으면 새벽이 오고 겨울이 깊어지면 봄이 오는 신호다. 봄이 되면 꽃이 피고 열매를 맺듯 인고의 세월을 인내하고 각오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열린당 지도부는 본회의 이후 대책회의를 통해 대책마련에 부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환영하는 모습의 역력했다. 이상열 대변인은 “열린당은 중도개혁세력을 분열시킨 정당으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당”이라며 “이번 탈당은 열린당이 실패한 정당이라는 것을 밝힌 것이라며 당내 중도개혁세력은 하루빨리 탈당하여 민주당이 주도하는 대통합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기획탈당’, ‘이벤트’라며 비난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노선과 정책에 있어서 열린당과 차별이 되지 않는데도 탈당을 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과 같이 있기 싫다는 이유일 뿐”이라며 “한국 정치사회의 비극적인 현 주소를 보여주는 기획탈당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박용진 민노당 대변인도 “명분 없는 분당은 이벤트일 뿐”이라고 잘라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