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포용정책 변화 시사에 시각차

여야는 9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북한 핵실험 사태와 관련해 “정부도 포용정책 만을 계속 주장하기 어렵다”며 대북 포용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열린우리당은 북한 핵실험 이후 변화된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평가했지만,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인식과 화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북 포용정책의 즉각적인 포기를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우리당 일각에서는 “섣부른 감정적 대응은 곤란하다”며 대북 포용정책의 변화에 신중론을 펴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우리당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핵실험 이전과 이후의 상황이 달라진 만큼 국제관계는 물론 남북관계도 변화될 수 밖에 없다”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갈 수 없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북한이 져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 속에는 이미 대북관계에서의 대응방식이 달라질 것이라는 뜻이 담겨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리당 통외통위 간사인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강경제재의 길로 접어들고 모든 피해는 우리가 입게 된다”며 “우리가 협상 레버리지를 키우는 유일한 방법은 남북교류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나경원(羅卿瑗)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노 대통령이 전쟁에 버금가는 현재의 안보위기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며 “노 대통령은 잘못된 대북포용정책으로 오늘의 안보위기 상황이 초래됐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대북 포용정책을 포기한다고 즉각 선언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포용정책은 궁극적으로 포기할 일은 아니다’고 말하는 등 계속해서 애매모호한 화법만을 되풀이 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킬 뿐이며 북핵 문제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통외통위 소속 박종근(朴鍾根) 의원은 “대북 포용정책이 완전히 실패로 판정난 마당에 노 대통령이 그렇게 허약하게 얘기해서 되겠느냐”며 “노 대통령은 `더 이상의 포용정책은 없다’, `핵 제거를 위해 강경하게 나가겠다’고 분명하게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상열(李相烈)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햇볕정책은 굳건한 안보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지, 안보를 던져버리고 하자는 것은 아니었다”며 “노 대통령이 국민의 정부 시절 햇볕정책을 제대로 계승 발전했다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朴用鎭) 대변인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 전반을 되짚어볼 필요는 있지만 대북 포용정책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은 신중치 못한 태도”라며 “고통스럽지만 신중하고 유연한 태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부의 신중한 접근자세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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