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경찰서, 탈북자 지원 네트워킹 앞장

“탈북자들도 우리 동포인데 낯선 땅에서 말투와 차별로 이질감과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것이 안타까워 주변에서 도와줄 수 있는 병원, 법률사무소, 노무사, 학원 등과 연결해줬을 뿐입니다.”

국내 탈북자 1만5천명 시대에 전국 구단위 자치단체중 관내 탈북자들이 약1천200명으로 가장 많은 서울 양천경찰서가 박상융 서장(44)의 적극적인 주도로 지역사회의 탈북자 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박 서장은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서장 부임후 탈북자 단체들이 모인 곳에 갔다가 들으니 ’아이들은 중국에 있다가 와서 영어, 수학이 뒤떨어져 일반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원도 못다닌 채 자기네끼리 모여있다’고 하는 등 마치 미국 이민간 우리 교민들이 교회에 모여 애로사항을 토로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경찰의 주업무는 탈북자들의 신변보호이지만, 탈북자들이 우리 사회에서 성공하고 싶어하는 것을 보고 이들을 네트워크화해 도와줘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지난 93년 11월 사법고시 특채로 경찰에 입문한 박 서장은 이같이 탈북자 사회를 접하곤 평소 아는 변호사들을 동원해 탈북자들의 법률 상담을 해주고, 지역 노무사들에게도 협조를 구해 부당 해고를 당하거나 근로조건상 불이익을 당하는 탈북자들을 돕는 한편 지역 학원연합회를 통해 탈북 청소년의 학업도 도왔다.

이렇게 양천경찰서의 주선으로 탈북자가 금전거래나 사기 피해 등의 법률 상담을 받은 게 70건에 이른다.

양천경찰서 관내 목동중앙치과는 양천경찰서와 협약을 맺고 탈북자에겐 충치, 발치, 신경치료 등은 무료 치료해주고 보철 같이 고가의 치료비가 드는 경우는 실비만 받아 그 수혜자가 100명이 넘는다.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양천경찰서와 협약에 따라 탈북자들에게 실비 치료를 해주는 홍익병원의 원무과 관계자는 “탈북자 대상 할인폭은 병원 직원 가족 수준”이라며 “종합병원에서 외부인에게 이렇게까지 해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학원연합회는 한달전 수십만원어치의 학용품을 탈북 학생들에게 전달해준 것 외에도 매달 2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양천경찰서 차원에서도 동화책과 학습교재 200권을 지원했다.

양천경찰서 관계자는 “우리 경찰서는 2005년부터 탈북자들과 한가족 결연 사업을 벌여 경찰관, 민간 협력위원, 탈북자 세대를 서로 연결시켜 물질.정신적으로 후원자 역할을 해주도록 했는데 지금까지 탈북자 100여세대가 이렇게 맺어졌다”며 “탈북 여성이 시집갈 때 혼주 노릇을 해주기도 하고 우리 직원중에는 탈북자를 수양딸로 삼아 아버지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박 서장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1학년에 재학중인 탈북 학생을 알게 돼 일선 순경을 멘토로 연결해줬다”며 “’너같은 사람이 탈북자 출신 첫 경찰이 돼 탈북자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고 격려해 줬다”고 말했다.

양천구 신정동에서 탈북자 자활자립을 돕는 새터민자립지원센터의 엄영수 사무국장은 “우리가 기금마련을 위해 일일호프집이라도 개설하면 박 서장이 경찰관들에게 ‘강매’할 정도”라고 말했다.

박 서장은 “탈북자들을 잘 대해줘 그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적응토록 해야 나중에 통일됐을 때 그들을 모델 케이스로 북한 주민들을 새로운 사회에 잘 적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미래를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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