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정국’ 끝나자마자 北核 외교가 ‘분주’

김정일 장례 일정이 29일로 모두 종료됨에 따라 잠시 ‘대기’ 상태에 돌입했던 북핵 외교전이 재개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6자회담 관련국들은 김정은의 외교, 통치 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북한 새 지도부의 움직임을 신중하게 관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반도의 불확성이 높아진 만큼 관련국들 간의 협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에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우선 한미의 행보가 빨라졌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8일 미국을 방문해 글린 데이비스 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나 김정일 사후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임 본부장은 회담 후 “북핵 문제와 관련해 올바른 조건하에서 대화과정이 재개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 미국 측과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실제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북측으로부터 시그널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일 사망으로 일시 중단된 대화 재개 흐름을 만들자는 적극적인 신호인 셈이다. 현재 미북은 뉴욕채널을 유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북한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등 사전조치를 수용하고, 미국은 영양 비스켓, 비타민 등 매달 2만t씩, 총 24만t의 식량(영양)지원키로 했던 잠정 합의를 회담 테이블에서 공식화 하자는 것이다. 미북은 김정일 사망 전 3차 대화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미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을 조율하는 커트 캠벨도 다음주 중국, 한국, 일본 등을 순방해 미북대화를 비롯해 북핵 협상 재개에 따른 관련국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중국도 조만간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 고위급 사절단을 평양에 보내 대북 견인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식량 및 에너지 지원을 당근책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주변국들의 적극적인 태도에 대한 북한의 호응은 아직까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강성대국 건설의 과제를 짊어지게 된 김정은으로서는 대외관계 정상화를 통한 지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긴장 조성 보다는 대화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김정일 생존 시 결정한 ‘UEP 중단’ 등 사전조치 수용 입장을 번복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내부 안정화를 위해 조문정국 이후 내치(內治)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대외관계에 소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 고도의 외교협상장인 6자회담을 김정은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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