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60년세월 어디갔었나”

28일 오전 이뤄진 이산가족 화상상봉에서 57년만에 남한의 아버지 한방서(95)씨를 만난 북한의 막내 딸 금녀(61)씨가 당차게 꺼낸 첫 마디다.

금녀씨는 이어 “영영 아버지를 못볼 줄 알았다”면서 “어머니는 평생 아버지를 그리워하다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너무 무정하다”고 쏘아붙이듯 말했다.

1.4 후퇴 때 고향인 함경남도 북청군에 가족들을 놔두고 ‘3일만 피신했다가 돌아와야겠다’며 피란길에 올랐다가 생이별을 하게 된 한씨는 죄인처럼 고개를 숙인 채 안경 너머로 흘러내리는 눈물만 연방 닦아냈다.

금녀씨는 그러나 한씨와 함께 나온 사촌 오빠 득한(91)씨를 일으켜 세운 뒤 ‘고향의 봄’을 합창하는 여유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금녀씨는 또 무려 14차례에 걸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찬양하며 한씨가 귀환하지 않은 것을 다그치는 바람에 57년만에 스크린으로 만난 부녀가 한때 설전을 벌이기도 했고, 이 때문에 상봉시간이 당초 예정보다 15분가량 단축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한씨는 상봉 후 “내가 나오고 싶어서 나온 것도 아니고, 어린 자식들을 두고 나온 것이 평생의 한이 됐는데…”라며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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