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한민족 수난사’는 북주민·탈북자 고난과 유사

북한이 평양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과 남측 대표단 일행에게 보여주는 집단체조 ‘아리랑’공연에는 ‘정든 고향산천 뒤에 남기고’ 편이 나온다.

‘정든 고향산천 뒤에 남기고’ 편은 지난 1910년대 일제의 식민지수탈을 피해 동포들이 간도로 이주하는 아픈 역사를 그리고 있다.

특히 정든 집과 땅을 버리고 간단한 살림도구 몇개 달랑 등에지고 다 해진 옷을 입은 온 가족의 간도 유랑길은 보는 이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고도 남는다.

1910년을 전후해 일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기 위해 간도로 이주한 한국인만 2만5천여 명이 된다.

또 일제의 이른바 토지조사사업으로 농토를 빼앗긴 조선 농민들의 이주가 계속되어 1926년에는 간도지방의 조선인 호수는 5만 2881호(중국인 호수는 9912호)에 이른다.

하지만 북한의 ‘아리랑’ 공연이 과거 1910년대 상황에만 해당돼 보이지 않는다. 1990년대 중반 수백만의 북한 동포들은 대량아사와 폭압을 피해 중국으로 탈출했다.

1995~2000년 사이 먹고살기 위하여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 규모가 모두 수십만명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통일부가 2002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탈북자 규모를 1만명 이하로 추정하고, 우리 정부는 2∼3만 명,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3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사)’좋은 벗들’ 등 국내 NGO단체들은 중국 내 탈북자 규모를 20~30만 명으로 추산해왔다.

실제 1999년~2007년 1월까지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만가 1만명을 넘어섰다. 아직도 중국,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 동남아와 러시아에는 여전히 많은 탈북자들이 숨어있다.

아리랑에 등장하는 ‘정든 고향산천 뒤에 등지고’ 편이 상당수 북한 주민들과 탈북자들에게는 결코 역사 속의 사실로만 인식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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