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름 지어 주세요.” 젊은 제대군인 아내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귓속말로 태어날 아기 이름을 지어 달라고 부탁하는 그림이 26일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해 소개됐다.
조선중앙TV은 이 그림이 “한 제대군인 새 가정의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설득력있게 형상한 국보적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치켜 세웠다.
TV에 출연한 해설자는 “한 여성의 귓속말, 그것도 태어날 아기의 이름을 지어달라는 귓속말이고 보면 이것이야말로 친아버지와 친자식 간에만 있는 감동적인 화폭으로서 장군님을 친아버지로 모시고 사는 우리 사회의 참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0년 3월 량강도 대홍단군을 시찰하던 중 ‘어려운 부탁’을 받았다. 이 곳에 정착한 제대군인 민원식씨의 가정을 방문했을 때 임신 중이던 그의아내 박금혜씨로부터 ‘태어날 아기의 이름을 지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청을 받은 것.
김 위원장은 숙소로 돌아와 고민 끝에 “아들을 낳으면 ‘대홍’이라고 하고 딸을낳으면 ‘홍단’이라고 짓게 하면 대홍단이라는 뜻이 된다”고 감자 주산지 ‘대홍단’을 본따 이름을 지어 주었다.
딸을 낳은 민씨는 김 위원장의 작명대로 ‘민홍단’으로 지었다. 민홍단은 우연찮게 노동당 창당 55주년인 2000년 10월 10일에 태어났다고 한다.
이후 대홍단군 가정에서는 아기를 낳으면 ‘대홍’, ‘홍단’으로 이름 붙이는 것이 유행이 됐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2000.12.9)은 “많은 제대군인 부부가 약속이나 한 듯 ‘대홍’, ‘홍단’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대홍단군의 한 간부로부터 이 소식을 듣고 “좋은 일”이라면서 “최홍단, 리홍단들이 많이 나올수록 좋다”고 호탕하게 웃었다고 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