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변화 위해 ‘北주민 對南 의존도 제고’ 정책 추진해야”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북한 경제와 주민의 대남 의존도를 높이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정은이 숙청 등 공포정치를 활용해 성공적·안정적으로 북한 체제를 장악했다는 점에서 대북 정책에 대한 실효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2일 오후 예정된 세종연구소-북한학회 공동 학술회의에 앞서 내놓은 ‘김정은 정권의 정치적 안정성 평가’ 발표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모두 김정은 정권이 불안정하다는 인식 하에 일방적인 통일 준비를 진행해왔다”면서 “이는 ‘희망적 사고’다. 선입견과 편견을 넘어 현실성 있는 통일·대북정책 수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일 사후 김정은은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 군부와 당 간부들을 차례로 제거함으로써 절대권력자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면서 “김정은의 건강이 심하게 악화돼 공개활동이 장기간 중단되고 업무 수행에 큰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정권이 갑자기 붕괴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우리 정부가 북한의 정치적 안정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 “설사 북한 내부의 쿠데타로 김정은이 실각하게 되더라도 개혁파가 집권하지 못한다면 이는 북한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정 실장은 북한 지도부 내에 개혁파가 형성되고 그들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돼 궁극적으로는 유사시 그들이 집권할 수 있도록 변화의 싹을 키우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과 대화 및 교류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 사회주의체제 붕괴의 조건들 중 하나로 ‘대남 경제의존도 심화’를 꼽은 정 실장은 “한국의 차기 정부는 북한 핵·미사일 실험에 대응해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것과 같이 북한의 개방 확대와 반대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북핵 문제와 남북 경제사회문화교류협력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에 대해서는 한국의 독자적 핵억지력 확보로 대응하면서 교류협력을 체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북한 경제와 주민의 대남 의존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 실장은 김정일 사망 전부터 김정은은 ‘수령의 후계자’로서 고위 간부들에 대해 우월적인 지위를 보유, 집권 전부터 ‘정치적 안정성’을 다져왔다고 말했다.

특히 정 실장은 김정은이 김정일이 살아 있을 때 단독으로 현지지도까지 했다는 점을 주목, 사실상 김정일과 공동으로 북한을 통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그는 “2011년 5월 김정은은 외국 방문 후 귀국한 김정일과 놀랍게도 한 손으로 악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김정일 생시에 김정은이 김정일과 같은 ‘절대적 지위’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체제 전망과 관련 정 실장은 “김정일 사후 북한 지도부는 서서히 김정은의 측근으로 채워지게 되었고, 2013년 12월 장성택의 숙청으로 노동당 내 유일하게 존재했던 분파도 사라졌다”면서 “북한 지도부의 이 같은 인적 구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에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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