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들의 용단 ‘수색중단 요청’을 보며

“일말의 기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수요원이 진입할 경우 희생이 우려돼 더 이상 선체 내부에 대한 진입을 요청치 않기로 했다.”


지난 3일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군의 실종자 구조 및 수색작업의 중단을 요청하며 밝힌 이유다. 


천안함 침몰 이후 실종자가족들과 국민들은 실종자들의 생사를 염원하였고 구조대는 잠수 수칙을 어겨가며 수색작업에 임했었다. 이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들은 1분 1초를 아쉬워하며 군 당국의 적극적인 구조 작업을 요구했다.


그러나 ‘천안함 실종자 생존 한계시간'(지난달 29일 7시)을 훌쩍 뛰어 넘어버린 3일까지도 수색작업은 커다란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그간 ‘실종자들을 구조했다’라는 소식 대신 수중 구호활동에 참여한 해군특수전여단(UDT) 소속 한주호 준위의 사망, 탐색잡업에 동참했던 민간어선 침몰로 9명 실종 및 사망 등 비극적인 소식만이 전해졌을 뿐이다. 


그리고 결국 3일 함미에서 실종자 남기훈 상사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실종자 가족들은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잇단 비보를 접하면서 더 이상의 희생만은 막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실종자들의 현실적인 생존 가능성 판단과 고강도 수색작업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려는 이유가 있다. 이로써 천안함 침몰사건은 수중수색에서 인양작업으로의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설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의 이번 결단에는 군 당국의 구조작업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자포자기 심정도 작용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 과정이야 어찌됐든 실종자 가족들의 결단은 천안함 구조작업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군 당국은 인양작업에 전념해 실종자 발견과 사고 원인 규명에 힘을 기울일 수 있게 됐다. 


군 당국은 이 같은 실종자 가족들의 용단을 존중하고 그동안 미흡했던 사건 대처를 반성하고 사고원인 규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정치권은 국가적 재앙마저 지방선거 주도권 싸움으로 몰고가려는 기회주의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천안함 침몰 사건의 가장 큰 희생자는 실종자와 그 가족들이다. 이들이 먼저 앞서 실낱같은 희망을 감수하고 나선 만큼  우리 정부와 군, 정치권은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적 재난을 수습하고 국민이 다시 화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