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씨, 북한 공부 좀 하시죠!”

제 고민 좀 들어주세요. 제가 어렸을 적 이야기입니다. 오래 전부터 제 남동생은 친구들과 싸움질만 하다가 불량학생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나가버린 후 떨어져 지낸지 오래입니다. 물론 아직도 종종 연락을 하지만 이제 조직폭력배가 다 되서 가끔 집에 와서 돈만 가지고 나가네요. 그러던 최근에 동생의 소식을 들었어요. 그 아이가 최신식 총기를 얻었다고 하네요. 어떻게 해야 하죠?

“내 동생 이제 권총도 있어. 동생이 우리 가족에 돌아오면 그 총으로 아무도 까불지 못하게 해줄테야. 동생 총이 곧 내총이니까.”

이렇게 자축이라도 해야 할까요?

아닌가요? 왜요?

북한이 미사일을 가졌다고 뿌듯해 하는 가수 신해철 씨에게 과연 이것이 축하해야 할 일인지 묻고 싶습니다. 북한은 우리와 같은 민족이니까 축하해줘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같은 민족으로서의 북한주민과 북한의 지배자인 김정일 정권을 일부러 혼용하시는 듯합니다. 우선 ‘북한’은 ‘북한 주민들을 포함한 같은 민족인 국가’로 ‘김정일’은 ‘북한 주민들을 억압하는 북한 정권체제’로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별로 무리가 없겠죠?

신해철 씨!

미사일이 정말 ‘북한’ 것입니까?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굶어가며 돈 모아 만든 미사일입니까? 아니죠. 미사일 발사이후 북한이 인민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김정일 장군님’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것만 보아도 미사일은 ‘김정일’을 위한 것, 즉 ‘김정일’의 것이지요. 북한 인민들은 위가 작다고 합니다. 못 먹어서 위가 쫄아 붙었거든요. 미사일을 갖고 싶어 하시는 ‘장군님’ 때문에 북한 전 인민이 1년 이상 먹을 수 있는 돈을 거기에 처박았고, 결국 인민들은 쫄쫄 굶고 있지요. 그래서 북한 미사일에 대한 찬양은 북한 주민을 찬양이 아니라 김정일을 찬양하는 결과로 귀결되는 것입니다. 이왕 북한 미사일을 찬양하시려면 굶어 죽어가고 북한 동포들의 처량한 눈물부터 찬양해 보십시오.

참, 김정일은 아직도 위성이 우주 궤도를 돌며 자신과 자신의 아버지를 찬양하는 노래가 우주에 울려 퍼진다고 북한 텔레비전을 통해 선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참에 신해철 씨의 다음 앨범 수록곡도 하나 틀어달라고 부탁해 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북한과 남한이 손잡고 한 곡씩 틀어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가사는 이쯤 되겠지요.

“나는 미사일을 쏜 김정일은 싫지만 미사일을 위해 굶어준 북한인민들은 좋아~”

신해철 씨는 ‘북한이 합당한 주권에 의거하여, 또한 적법한 국제 절차에 따라 미사일을 개발했다’고 하시더군요. 짝~! 아마도 김정일은 자신의 속임수에 잘 넘어가 주었다고 신해철 씨에게 오른쪽 손(왼쪽 손은 다쳤으니)을 내밀며 하이파이브를 청할 겁니다. ‘적법한 국제 절차’를 운운하기 전에 과연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국제적 인권 상식이나 북한 국내법 절차를 제대로 지켰는지 고민해보세요. 신해철 씨!

그리고 또, 신해철 씨는 “외세에 대항하는 자주적 태세를 갖췄음을 기뻐하며 대한민국의 핵보유와 장거리 미사일의 보유를 염원한다”고 말씀하셨죠? 저는 취직준비에 바쁜 세대라서 그런지 외세(外勢)와 내세(內勢)를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식의 이분법을 좋아하신다면 신해철 씨도 다음 앨범은 ‘락’이 아닌 ‘국악’으로 발표하시기 바랍니다. 아직 통일도 안 됐는데 왜 우리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을 좋아해야 합니까? 왜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미리 침을 삼키고 계시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100보 양보하더라도, 통일이 되고 나야 핵이든 미사일이든 대한민국 것이 되는 것이지(물론 전세계적 군축 분위기에서 보자면 말이 안되는 소리지만요) 현 정전상황에서 김정일이 가진 미사일이 어떻게 우리 것이 될 수 있습니까?

제가 드리는 제안은 ‘어떻게 하면 한번 뜰 수 있을까’하고 삐딱한 고등학생처럼 발언하시기 전에 북한에 대한 책이라도 한권 읽으신 다음에 확성기를 들어달라는 것입니다. 신해철 씨가 손에 쥐고 계신 확성기는 조금 시끄럽고 짜증나거든요. 책 읽기가 귀찮으시면 ‘크로싱’ 같은 영화나, ‘카인과 아벨’이라는 드라마를 보셔도 됩니다. 북한 주민들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잘 나와 있거든요.

건방진 소리를 한번 더 하자면, 신해철 씨의 반대 편 끝에 서 계시는 어르신들도 좀 이성적으로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김정일이 미사일을 쏜 것은 전세계 그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 ‘아주 못된 짓’ 입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모른 체 하는 바람에 국제사회가 제대로 회초리를 들지는 못했지만, 세계사람 모두가 화를 내고 있습니다. 또 김정일이 미사일을 위해 북한 주민들을 굶기는 것 자체가 ‘인권유린’ 아닙니까? 이런 명백한 본질은 다 제쳐두고 논쟁의 중심을 ‘국가보안법’으로 호도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상식이 있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절대로 신해철 씨의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북한주민들의 인권과 김정일 정권의 비합리성에 더 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신해철 씨의 잘못은 북한주민들의 생활이 어떤지도 모르면서 시끄럽게 떠들어서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데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국가보안법과 감옥 이야기를 꺼내게 되면 오히려 신해철 씨를 홍보해주는 효과가 되지 않을까요?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