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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은행인연합회의 피에르 미라보 회장은 7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비자금이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에 은닉돼 있다는 그동안의 의혹을 공개적으로 일축했다.
미라보 회장은 이날 제네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한 오찬 간담회에서, 김위원장의 비자금 은닉계좌설과 관련, “내가 확실히 보장하건데 스위스의 어떠한 은행도 그러한 계좌를 열거나 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위스 은행들은 미국의 지속적인 금융 거래 중단 압박에도 불구, 이른바 불량국가와의 거래는 중단하되 그 나라의 기업 및 개인과의 금융 거래는 지속하겠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른바 불량 국가들과 그 나라에 사는 시민들을 구별해야 하며 한 나라와 거기에 사는 시민들을 동일한 배에 태우는 것은 어렵다”면서 “차별화된 접근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이란인들은 유럽에 매우 합법적 이익을 갖고 있으며, 그들은 매우 신뢰할 만하다”고 말한 뒤, “나는 그들이 왜 은행 계좌를 갖지 말아야 하는 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지난 한해 동안 이란과 북한이 개설한 은행계좌에 테러 혹은 위폐 의혹을 제기하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은행들을 상대로 계좌 동결을 설득했으며, 상당수의 경우 계좌동결에 성공했다.
미국 정부가 2005년 마카오에 본부를 둔 방코 델타 아시아(BDA)의 북한 계좌를 문제 삼은 후 전세계 20여개 금융기관이 대북 거래를 자발적으로 끊었다.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는 작년 1월 북한과의 거래 중단을 발표하는 등 북한과 이란, 미얀마, 수단, 시리아 등을 ‘민감한’ 국가군으로 규정, 거래를 중단한 데 이어 작년 11월 쿠바와도 거래를 중단했다.
이란의 경우에는 미국 정부가 테헤란의 사데랏 은행을 지목, 테러자금이 오간 흔적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