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완전 잿더미…北 문화재 관리 어떻게?

북한에도 고려시대 사찰인 박천 심원사처럼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목조건물이 다수 있으나, 이들 문화재의 보존 상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북한 언론매체는 ‘안 좋은’ 사건.사고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기 때문에 화재로 인한 문화재 손실 등은 외부에서 알기 쉽지 않다.

다만 지난해 여름 수해 때는 북한의 국보 16호인 평양 연광정(練光亭) 등 역사.문화재가 다수 피해를 봤다는 보도가 있었다.

남한의 북한 문화재 전문가들은 북한의 문화재 보존 기술이 상대적으로 낙후하고 도면 작성 등 기록관리가 부실해 훼손된 역사.문화재가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지엔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나, 북한도 ‘문화재 발굴단’을 김정일 국방위원장 직속으로 설치해 운영하는 등 문화재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북한 문화재 전문가인 고고미술사학자인 이호관(73) 전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은 1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은 김정일 후계체제가 다져진 1984년 100여명 규모의 ‘고적 특별발굴단’을 구성해 국가 차원에서 문화재를 관리하고 있다”며 “이 발굴대가 현장 조사를 마치기 전에는 군사시설이나 중앙기관도 짓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북한에도 박천 심원사처럼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목조건물이 다수 보존돼 있다”며 “남한의 숭례문에 해당하는 평양 대동문도 6.25 전쟁 당시 화재로 일부 소실됐었으나 현재는 복원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문화재 보존 기술과 관련, 이 전 부장은 “개성 영통사 발굴 현장에서 북한 관계자들이 남한에서 1950년대에나 쓰던 오구(烏口.먹물을 넣어 수작업으로 직선이나 원을 그리는 제도기구)를 쓰고 있다고 한다”며 “북측 관계자들이 남측에서 가져간 잉크펜을 보고 ‘이것이 뭐냐’며 사용법을 물어오기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북한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구려 고분벽화를 복원할 때도 유네스코의 지원으로 유럽에서 들여온 접착용 물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었다.

이 전 부장은 북한도 남한처럼 문화재를 지키고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으나 “문화재의 역사.인류학적 가치보다 공산주의 이론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북한의 국보유적 개설’에 따르면 북한의 문화재 지정 체계는 국보유적, 보존유적, 국보유물, 준국보유물 4가지다.

이밖에 명승지, 천연기념물 등의 지정제도 있으나, 남한의 무형문화재에 해당하는 개념은 없다.

북한은 1946년 발표한 ‘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 보전령’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 제정된 ‘문화유물보호법’까지 여러차례 문화재관련 법규를 만들었고, 1948년 ‘고적보전 중앙위원회’를 설치한 이후 중앙과 지방기관에 별도의 문화재 관리 체계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여름철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로 인한 문화재 훼손이 많은데, 1957년 설립된 문화보존관리국 산하 문화보존사가 문화재를 발굴.복원하는 역할을 하며, 사회과학원 산하의 고고학연구소 및 민속학연구소와 조선민속박물관 등도 복원.연구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보존사는 최근 유적 재조사.평가 작업에 착수해 670여개 역사 유적들에 대한 조사를 끝내고 수백개의 자료를 수정했으며, 문화유산 평가사업을 통해선 180여개를 국보 유적으로, 1천680여개를 보존 유적으로 각각 등록했다고 지난해 9월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하기도 했다.

북한은 매년 4월과 11월은 김정일 위원장이 “민족문화 유산을 잘 보존해서 근로자들이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갖도록 교양하라”고 지시한 것을 계기로 ‘문화유적 애호 월간’으로 정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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