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새 지도부에 386출신 의원들이 대거 입성하며, 18대 총선을 통해 와해됐던 386그룹의 부활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은 6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한 전당대회에서 송영길(1위), 김민석(2위), 안희정(4위) 후보 등 386출신 후보 3명을 최고위원으로 선출했다. 9명이 출마해 총 5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박주선(3위) 후보와 김주선(5위) 후보도 당선됐다.
또한 이날 대회에서는 정세균 후보가 민주당의 새 당대표로 선출됐다. 정 후보는 유효투표수 9540표 중 5495표(57.6%)를 얻어 추미애(2528표) 후보와 정대철 후보(1517표)를 누르고 대표에 당선됐다.
정 신임대표는 이날 대표직 수락연설에서 “이명박 정권이 경찰과 국세청, 감사원, 국가정보원 등 권력을 남용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있다”면서 “경제위기와 남북문제, 민영화, 교육문제 등 총체적 난국을 풀기 위해 이 대통령을 포함한 여-야-정 원탁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386의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민주당의 대표적인 386의원인 송영길 후보가 최다득표로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연세대 총학생회 출신으로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했던 송 후보는 이번 최고위원 당선으로 사실상 민주당 내 386세력의 대표주자로 입지를 굳혔다.
김민석 후보의 경우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5대 총선에서 최연소로 당선됐으나 2002년 대선에서 정몽준 후보를 지원해 지지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18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했던 그는 이번 최고위원 선출로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후보가 최고위원에 당선된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안 후보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1등 공신 노릇을 했지만 불법 대선자금 사건으로 실형을 살았고, 18대 총선에서도 공천을 받지 못했다. 고려대 운동권 출신인 안 후보는 반미청년회 사건 등으로 구속된 바 있다.
한편, 안 후보가 유세에 나서자 객석에서는 노사모의 상징인 노란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최고위원에 당선된 직후에는 “노무현”“노무현”이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송 의원은 당선 소감에서 “선임 최고위원으로 정세균 대표를 모시고 당이 일사불란하게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후보는 “2년 후 지방선거, 5년 후 대선 등 큰 판 승리의 밑그림을 그리는 ‘판 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했고, 안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계승해 정권재창출의 신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통합민주당’에서 ‘민주당’으로 당명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