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포 질문에 삐끗한 정총리

취임 후 첫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하고 있는 정운찬 총리가 6일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집요하고 반복적인 질문으로 `장관 킬러’라는 별명이 붙은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의 질의 순서에서였다.


박 의원은 단상에 오르자마자 세종시 수정문제 때문에 선진당 최대 공적이 된 정 총리를 상대로 속사포처럼 질문을 던졌다.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문제점과 대미 외교의 혼선 등 전문적인 외교 지식이 있어야 답할 수 있는 질문이었다.


박 의원은 정 총리가 주춤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총리 머리에 세종시 밖에 없어서 그러냐”며 몰아붙였다.


국군포로의 수를 묻는 질문에 정 총리가 “수백명으로 알고 있다”고 답한데 대해 박 의원이 “세종시 자족기능이 6~7%라고 호도하면서 다른 숫자는 하나도 모르느냐. 국군포로의 수는 560명”이라고 면박을 주는 식이었다.


대북정책과 대미외교, 국군포로와 납북자 등 정신없이 주제가 바뀌는 박 의원의 질문이 계속되자 정 총리도 혼란이 누적된 듯 잠시 흔들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만주에서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의 731부대에 대한 생각을 묻는 박 의원의 질문에 대해 정 총리가 “항일독립군인가”라고 반문한 것.


정 총리는 생체실험 피해자인 `마루타’에 대해서도 “전쟁포로를 말하는 것 같다”고 오답을 냈다.


`전시납북자’의 뜻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당황해 제대로 대답을 못한 정 총리는 “국군포로 가족들을 볼 면목이 있느냐”는 박 의원의 추궁에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정 총리는 또 박 의원이 중국 당국에 석달째 억류 중인 국군포로 정모씨가 탈북직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대통령 직속으로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적극 검토하겠다”고 자세를 낮추면서 위기를 넘겼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731부대의 기록물 등을 증거로 제시하면서 731부대의 한국인 희생자 8명이 항일독립투사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입수한 일본 헌병 문서에 따르면 한국인 희생자 250여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 6명 외에도 새롭게 신원이 밝혀진 한국인 희생자 2명이 모두 `소련첩자’로 기록됐다는 것.


박 의원은 “일본은 항일독립군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 이들을 모두 소련첩자로 기록한 것”이라며 “희생자들이 대부분 함경북도 출신이기 때문에 북한과 함께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조사를 실시하고, 유족을 확인한 후 일본에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사죄와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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