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 북한을 바라보는 창

선양(瀋陽)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접경도시 단둥(丹東)과 불과 215㎞ 떨어져 있다.

선양과 단둥 사이에는 왕복 4차선의 선단(瀋丹) 고속도로가 놓여 있어 자동차로는 2시간 거리이며, 기차도 하루 2편씩 연결돼 두 지역간 주민 왕래와 교류가 빈번한 편이다.

또 선양-평양 간에는 고려항공 여객기가 매주 수.토요일 왕복 운항하고 있으며 평양-베이징(北京) 간 국제열차가 주4회 선양을 거쳐 운행되고 있다.

이런 지리적 이점 때문에 선양에는 북한 기업들의 진출이 비교적 활발하고 북한 교민들도 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양에는 한국총영사관이 설치되기 전부터 북한에서 영사관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1999년 7월 영사사무소 형태로 개설된 뒤 2003년 4월에야 총영사관으로 승격됐다.

선양에 진출한 북한 기업의 수는 공식적으로는 드러나 있지 않다. 대부분 중국측 사업파트너와 비공식적인 합작 형태여서 그 실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중 북한 조선국제보험회사가 2천만위안(약24억2천만원)을 투자해 2000년 문을 연 4성급 칠보산호텔은 남북 민간단체의 공동행사가 열리는 등 지금은 널리 알려진 선양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1996년 착공한 칠보산호텔은 연건평 2만㎡의 15층 건물로 특급객실 4개, 일반객실 160개 외에 커피숍, 식당, 회의실, 사우나, 미용실, 당구장, 나이트클럽 등 편의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다.

모란관, 평양관, 묘향산, 칠보산, 심평관, 수정관 등과 같은 북한 기관이 운영하는 음식점도 여러 곳이다. 재선양한국인회 관계자는 최근 북한 음식점이 모두 11곳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특히 이전까지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북한 식당들도 태도가 달라져 현지 교민신문이나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내는 등 손님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도 벌이고 있다.

선양에는 한국 교민, 조선족 동포, 북한 교민, 탈북자들이 공존하고 있다.

선양에 거주하는 북한 교민은 주로 한국전쟁 이전부터 이 곳에 살던 이른바 조교(朝僑)의 가족들이며, 사업을 위해 장기 거주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숫자는 정확하지 않지만 5천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한국 교민은 1만5천~2만명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겨울철이면 영하 20도 안팎의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북한 식당에 근무하는 종업원들이 문을 열기 전 귀마개를 하고 집단 체조로 건강을 다지는 모습도 선양에서는 낯설지 않는 모습이다.

선양시 시타제(西塔街)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일상 생활이나 사업에서 북한 사람을 접촉할 기회가 자주 있다”며 “친지 방문으로 선양을 방문, 장기간 머물면서 돈을 모아 북한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북한 주민들이 비교적 많다는 배경 속에서 선양은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가는 길목으로 활용되곤 했다. 한때 북한을 빠져나온 주민들과 이들을 한국으로 보내려는 알선 조직이 선양지역에 폭넓게 퍼져 있어 중국과 북한 당국의 경계 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 10만여명을 헤아리는 조선족 동포가 모여사는 지역으로 한국행을 꿈꾸는 이들을 노린 입국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면서 이른바 ’비자장사’로 악명을 떨친 곳이기도 하다./선양=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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