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총영사관 잇단 ‘악재’에 망연자실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할지…”

납북어부 최욱일(67)씨의 구조요청 전화를 불친절하게 응대한 사건으로 새해 벽두부터 홍역을 치렀던 주선양(瀋陽)한국총영사관은 작년 10월 우리 공관측에서 신병을 확보한 국군포로 가족 9명이 공안에 체포돼 북송된 사실까지 공개되자 망연자실했다.

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18일 아침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매건 매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이렇게 나와 우리로서도 무척 마음이 아프다”면서 “국군포로 송환은 중국 정부를 상대로 하는 사안이라 구체적 교섭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최일선에서 처리하고 있는 선양총영사관은 올해를 기분좋게 출발했다.

중국 정부와 오랜 교섭 끝에 공관 구내에 길게는 1년 반 이상 머물고 있던 탈북자 14명을 한국행 비행기에 태워 보내는 성과로 새 해를 맞은 것. 하지만 그 무렵에 납북어부 최씨에 대한 ‘전화박대’ 사건이 벌어지고 4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최씨 사건으로 총영사관은 지난 11일 외교부 등에서 파견된 감사반의 호된 질책을 받아야 했다. 감사결과 오갑렬 총영사에게는 기관경고가, 담당 영사는 징계를, 그리고 전화를 받았던 임시 계약직 행정원 1명은 면직 처분을 받았다.

이 무렵에 만난 총영사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영사관은 완전히 초상집 분위기로 사기가 말이 아니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총영사관은 쏟아지는 여론의 질책과 징계 처분 등으로 마음고생이 심한 가운데서도 최씨의 귀환교섭에 매달려 우리 측에서 신병을 인수한 지 12일 만에 한국행을 성사시켰다.

중국에 대해 나름대로 외교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를 받는 일본의 경우 북송선을 타고 입북한 일본인 처와 그 가족들이 탈북해서 일본으로 가기까지 통상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과 비교하면 귀환교섭이 비교적 빠른 시일 내 진행된 셈이었다.

하지만 총영사관은 민박집에 맡겨 둔 국군포로 가족 9명이 주인의 신고로 공안에 체포돼 북송된 사실까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말을 잃고 말았다.

납북자와 국군포로 가족의 경우 공관 밖의 안전한 장소에 보호하면서 한국행 교섭 절차를 벌인 전례가 없지는 않았지만 공안에 체포된 후 이들의 북송을 막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뾰족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이들이 공안에 체포돼 단둥(丹東)에 있는 탈북자 수용시설로 옮겨진 뒤에 국방부 대령급을 단장으로 하는 대책반이 단둥을 방문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북송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군포로 본인 및 그 직계 가족이 탈북할 경우 일반 탈북자에 우선해 한국행에 협조한다는 게 한중 양국 사이의 외교적 양해사항으로 알려져 있지만 왜 중국 정부가 북송이라는 강수를 택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아있다.

이에 대해 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양국 사이의 외교 사안이라 설명하기가 복잡한 문제”라며 언급을 극구 피했다./선양=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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