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오는 캠벨..대북 포괄제안 주목

동북아 순방의 일환으로 2일 저녁 서울에 오는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행보에 외교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싸고 긍정적 신호와 부정적 신호가 혼재하는 미묘한 국면 속에서 미국 북핵정책을 총괄하는 고위 당국자가 한국을 방문한다는 점에서다.


물론 그의 방한은 포괄적으로 양자현안을 다루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현 국면에서 북핵 문제가 중심 의제임은 분명해 보인다.


주목할 점은 캠벨 차관보가 어떤 ‘보따리’를 들고 오느냐이다. 사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20~24일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방미를 계기로 북핵 상황에 대한 평가와 대응기조를 점검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방한은 이미 조율된 공조스탠스를 재확인하고 정교화하는 차원을 넘어 `+α’의 목적을 띠고 있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외교가에서는 ‘포괄적 접근방안’이 보따리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캠벨 차관보는 작년 7월19일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포괄적 접근방안을 의미하는 ‘포괄적 패키지(Comprehensive Package)’를 처음으로 들고 나왔던 인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같은해 9월 뉴욕에서 주창한 ‘그랜드 바겐’은 이 포괄적 패키지를 한국식으로 진화시킨 성격으로 볼 수 있다.


최근의 북핵 흐름은 포괄적 접근방안을 성안하는데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북한은 평화협정 이슈를 띄우며 6자회담 복귀의 ‘큰 명분’을 요구하고 있고 5자 내부에서는 북핵 포기에 따른 반대급부 제공 논의가 ‘숙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정부는 ‘그랜드바겐’ 초안을 토대로 5자간 협의 프로세스를 주도해왔고 그 결과 어느정도 밑그림이 짜여진 상태인 것으로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讀賣) 신문이 지난달말 북한의 6자회담 복귀시 비핵화, 평화조약 체결, 대북 경제지원 등 3대 사항을 동시 실현하는 내용의 포괄적 제안에 한.미.일 3국이 합의를 봤다고 보도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캠벨 차관보가 일본(1∼2일)과 한국을 연쇄 방문하는 것은 이 같은 포괄적 접근방안의 얼개를 완성하려는 목적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일은 포괄적 접근을 완성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세나라로 평가된다. 현실적으로 경제지원의 상당부분을 한국과 일본이 떠안을 수 밖에 없고, 안전보장과 관계정상화는 미국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캠벨 차관보의 방한을 계기로 우리 정부의 ‘그랜드바겐’과 미국의 포괄적 패키지 구상이 혼합된 대북 포괄제안이 개괄적으로 정리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캠벨 차관보 방한의 또 다른 포인트는 한미동맹 재점검과 전작권 반환 문제이다. 6.25 전쟁발발 60주년이라는 시의적 특성에 맞게 한.미간 ‘국방지침’ 제정 등 한미동맹의 재정립 방안이 심도깊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전작권 반환문제는 김태영 국방장관이 지난달말 “2012년에 전작권이 넘어오는 것이 가장 나쁜 상황”이라고 언급한 이후 재검토 논란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한.미간의 분명한 입장정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 미군기지 이전 진행상황을 평가하고 점검하는 작업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외교가 일각에서는 그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중국을 방문하지 않은 것을 놓고 최근 구글 검색 사태와 대만 무기판매 등을 둘러싼 미.중간의 불협화음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물론 캠벨 차관보는 작년 7월 방한때도 한.일만 들르고 중국을 방문하지 않은 전례가 있기는 하지만 양국관계가 매끄럽지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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