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 ‘사전인지’ 실체는

북한이 전격적으로 감행한 2차 핵실험을 관련국들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인지했는지를 놓고 외교가의 논란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핵실험 사실을 통보받았지만 우리 정부와 정보가 공유되지 않았다는 이른바 ‘국제공조 부실’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북한이 양국에 핵실험 사실을 통보한 것은 실험을 하기 직전의 일이었으며, 통보 내용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핵실험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사과하지 않아 핵실험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다소 추상적 내용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다시말해 지난 2006년 10월9일 북한의 1차 핵실험 당시 북한으로부터 사전통보를 받은 중국이 관련 사실을 우리 정부에 알린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은 26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질의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미국과 중국이 우리 정부에 형식적으로라도 통보해야 혈맹이고, 전략적 파트너 아니겠느냐”며 “국제공조가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명환 외교장관은 “북한이 (핵실험) 30분 전에 뉴욕 실무채널을 통해 미측에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나아가 “이를 상부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핵실험이 감행되고) 우리의 지진계가 관측돼 오히려 우리가 미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결국 추상적인 ‘사전통보’를 받은 미국에 앞서 실제 핵실험 사실을 한국측이 먼저 감지해 대응했다는 얘기였다.

유 장관은 또 “북한이 중국에 통보한 것은 언제 (핵실험)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사과하지 않아 핵실험을 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면서 “그런 내용을 분석하려면 30분 가지고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중국과 미국에 ‘사전통보’를 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큰 의미가 없는 것이라는 뉘앙스가 짙다.

이와 관련, 북핵 현안에 정통한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는 “미국이나 중국 모두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확정적으로 실험한다고 얘기 들은 게 아닌 것 같다”며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북한의 통보를) 해석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일부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의 2차 핵실험이 한미공조의 시너지 효과를 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핵실험에 대한 확신없이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했고, 미국은 사전통보를 받았지만 지진파를 감지하지 못했던 상황인데 양측의 정보공유가 이뤄져 즉각적인 대응이 이뤄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유 장관은 “우리 정부가 지진파를 감지해 미국에 통보했고, 미국으로부터 북한이 통보한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북한의 2차 핵실험에 앞서 마련한 위기관리대응체제가 차질없이 가동됐다는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 당국자는 “5월 초 기존의 북핵검증 태스크포스(TF)를 `북핵검증 및 기술검토TF’로 개편하고 지난 18일 지질자원연구소, 원자력연구소, 원자력안전연구원 관계자들과 함께 회의를 가졌다”면서 “그 회의에서 연락망과 대처 매뉴얼을 점검한 것이 어제 효율적으로 작동했다”고 소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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