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브누코프 신임 주한 러시아대사

콘스탄틴 브누코프(58) 신임 주한 러시아 대사는 23일 “북핵 문제에서 한국과 러시아가 훌륭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관련국들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다면 6자회담 재개는 물론 한반도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월 초 한국 부임에 앞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한 그는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 관계가 발전할 것으로 낙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내년 수교 20주년을 맞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한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으며 양국 정상이 다시 만나 그간의 성과를 얘기하고 새로운 비전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다음은 브누코프 대사와 일문일답.

–부임 소감은.

▲훌륭한 나라에서 일하게 돼 기쁘다. 대학 시절 역사 공부를 하면서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과거 한국을 몇 차례 방문한 적도 있어 한국이 낯설지는 않다. 역사적으로 양국은 가깝다.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전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한.러 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1년이 됐는데 현재의 양국 관계를 진단한다면.

▲외무부 아주1국장을 하면서 양자 관계를 직접 맡아왔기에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도 참석했다. 특히 취임식 때 이 대통령이 외교정책 우선순위에서 러시아를 언급해 준 것은 반가웠다. 지난 정상회담으로 양국 지도자 간 개인적 친분이 돈독해졌다. 그때 많은 협정이 체결됐지만 무엇보다 양국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협력 관계’로 격상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이 개념을 구체화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

–내년이 수교 20주년인데 양국 관계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짧은 시간 내에 놀랄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본다.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내년 한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으며 외교 채널을 통해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양국 정상이 다시 만나 그간의 성과를 얘기하고 새로운 비전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핵 문제로 한반도의 긴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으며 이는 양국 외교의 최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맞는 말이다. 유감스럽게도 아직 한반도에 평화·안보 체제가 구축되지 못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양국 간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에서 한국과 같은 입장이다. 한반도 주변국으로 동북아 비핵화와 안정화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러시아는 북핵 6자회담 틀 내에서 건설적 입장을 견지할 것이다. 우리는 경제 지원 등 당사국으로서 의무를 다해 왔다.

–북핵 사태 해결 방안은 뭐라 보는가.

▲핵 문제 해결에 고비를 맞고 있다. 그렇다고 해결하지 못할 상태는 아니라고 본다. 외교적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외교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모든 당사자가 노력해야 한다. 6자 당사국은 훌륭한 외교관을 보유하고 있고 교섭 솜씨도 좋다. 협력을 한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해 볼만하다.

–북미 양자 대화에 대한 견해는.

▲북미 양자 대화를 포함해 비핵화에 도움되는 모든 프로세스를 우리는 지지한다. 미국은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과정으로 양자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한국도 비슷한 입장으로 알고 있다.

–경제 교류 활성화도 과제인데.

▲러시아 기업의 한국 진출에 온 힘을 다하겠다. 외교부에서는 양국 기업인들의 방문이 쉽게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금융위기로 교역량이 감소했는데 일시적 현상이라고 본다. 장기적 프로젝트를 세워 협력해야 한다.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러시아 시장 상황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생산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서로 노력하면 일시적 교역량 감소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

–극동 시베리아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관심이 많은데.

▲자원 개발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러시아는 성실하고 신뢰할 만한 에너지 파트너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반도를 통해 자원을 운송할 수 있는 점도 중요하다. 철도 연결 프로젝트를 포함한 남.북.러 협력 사업도 남북 관계가 변수이긴 하지만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성공을 기대해도 된다고 본다.

–러시아와 공동 협력한 `나로호’ 발사가 궤도진입에 실패한 데 대한 견해는.

▲양국이 외기권의 평화적 이용에 협력하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발사 실패 원인은 양국 전문가들이 밝혀낼 것이다. 우주 기술 역사를 돌이켜 보면 작은 문제도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도 실패의 경험이 있다. 이번 실패를 비극으로 보지 말고 서로 협력해서 새로운 성과를 만들면 된다.

홍콩과 마카오 총영사를 지낸 브누코프 대사는 2005년 2월부터 한국과 중국, 북한을 담당하는 아주1국장으로 재임하는 등 러시아 내 대표적인 동아시아 전문가로 알려졌으며 지난해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준비에도 관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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