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6자회담 재개 신중 행보

북한이 6자회담 재개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미국과의 접촉에서 6자회담에 복귀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북한측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으나 백악관측은 ‘북한이 회담에 참여할 의도가 있음을 표시했다’고 말하는 등 북한의 입장 전달에 대해 미묘한 해석의 차이를 나타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7일 “실제로 (회담) 날짜가 정해져 당사국들이 모두 테이블에 앉을 때까지는 아직 (6자회담) 프로세스가 재개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8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북ㆍ미 뉴욕접촉에 대해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전달했는지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그렇지만 북한이 지금까지 취해온 태도를 고려할 때 6자회담의 효용성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입장 변화 여부를 확인하는 동시에 그동안 줄곧 요구해 온 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과 명분 등을 다시 한번 강조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대화 재개쪽으로 한 발 다가서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여전히 대미 강경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폭정의 전초기지’라는 오명을 쓰고는 미국과 어떠한 형식의 회담이나 상종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F-117 스텔스 전폭기 배치와 작전계획 8022-02 등과 관련, “미국의 제도전복 기도가 폭언으로부터 군사적 실동(實動)단계로 넘어가고 있으며 미국의 선택이 결코 대화가 아니라 대결이며 전쟁이라는 것을 확증해 주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입장은 미국에 대한 북한의 강한 불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아가 북한의 노동신문은 7일 6자회담은 군축회담이 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룩하려면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버리고 남한에 배치한 핵무기를 철수하고 이는 검증을 통해 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6자회담 자체를 부정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오히려 북한은 6자회담을 북측이 제안한 회담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월 평양을 방문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우리는 6자회담을 반대한 적도 없으며 회담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며 “미국이 믿을 만한 성의를 보이고 행동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무성도 “6자회담 문제와 관련해 우리측은 회담은 일관하게 하자는 입장”이라며 미국이 회담의 기초를 파괴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북한의 이같은 입장은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한ㆍ미 정상회담을 지켜본 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상회담을 지켜본 후 미국의 태도변화와 ‘주권국가 인정’의 진의를 봐가면서 움직이겠다는 것이다.

또한 강ㆍ온 전략을 통해 미국을 압박하며 이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한국담당관이었던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는 7일 이번 북ㆍ미 뉴욕 접촉에 대해 “북한측은 6자회담에 복귀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면서도 회담 복귀를 위해 부시 행정부가 좀더 많은 것을 주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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