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무기 숫자 공개 파문

“만약 우리가 5개 혹은 6개의 핵무기에서 그 과정을 멈출 수 있었다면 다시 내려올 길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 로버트 칼린씨가 공개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7월 공관장회의 연설은 이처럼 북한의 핵무기 숫자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 전망이다.

그동안 핵 전문가들의 관측은 무성했지만 지난 해 2월 10일 북한 외무성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선언한 이후 북한이 숫자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칼린씨가 공개한 내용이 강 제1부상이 북한 외무성 공관장회의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은 숫자에 대한 신뢰도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북한이 외부인에게 말한 게 아니라 자기 내부 회의에서 언급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2.10 핵무기 보유선언’에 이어 이를 다시 숫자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북핵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문제는 강 제1부상의 설명이 특정 시점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처럼 보이는 점이다.

현재 보유량을 정확히 설명한 게 아니라 과거의 숫자를 얘기한 듯한 뉘앙스가 강하게 풍긴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현재 보유량은 이 보다 많을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지금까지 추정치를 보면 2002년 10월 제2차 북핵 위기가 불거진 직후 미 중앙정보국(CIA)이 1∼2개의 핵무기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 이후 우리 정부도 `2004년 국방백서’를 통해 확증은 없지만 무기급 플루토늄으로 1∼2개를 제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 1∼2개에는 1992년 5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이전에 추출한 10∼14㎏의 플루토늄이 사용됐을 것으로 보는 게 통설이다.

그 후 북한은 2003년 초부터 영변의 5MW 흑연감속로를 다시 돌리기 시작했고 수조에 있던 폐연료봉 8천개의 봉인을 뜯어버리고 2003년 10월에는 이에 대한 재처리를 완료했다고 주장했다.

재처리란 플루토늄 추출을 의미한다.

이에 비춰 강 제1부상이 말한 5∼6개에는 폐연료봉 8천개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으로 추가 제조한 핵무기 숫자가 일부 또는 전부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 북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지난 6월 보고서에서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43∼61㎏, 이 가운데 재처리를 거쳐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형태의 핵물질은 최소 20㎏, 최대 53㎏, 이것으로 만들 수 있는 핵무기를 4∼13개로 봤다.

이런 사정에 비춰 지난 해 봄 북한이 흑연감속로를 멈춘 뒤 다시 폐연료봉을 꺼냈다고 주장한 점에 비춰 이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나온 플루토늄까지 반영되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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