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제거 주장한 ‘3대 장벽’이란

제17차 장관급회담에서 북측이 정치적.군사적.경제적 장벽 등 이른바 ‘3대 장벽’ 제거를 내년에 해결할 문제로 요구함에 따라 그 내용과 향후 논의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 분야에서는 방문지 제한을 없애는 동시에 상대방을 존중하는 정당한 의사표시나 행동에 제동을 걸지 말고 상대방 체제나 상징에 대한 비난.공격을 일절 차단할 것을 요구했다.

군사 분야에서는 합동군사연습 중단을, 경제 분야에서는 국제 수출통제체제를 문제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제측면에서 이례적으로 남북경협의 정경분리 원칙을 내세운 것이 눈에 띈다.

정치 분야와 관련, 권호웅 북측 단장은 14일 기본발언에서 “체제대결의 마지막 장벽들을 허물어 버리기 위한 결정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크게 서너 개의 요구사항을 내건 것으로 확인됐다.

상대측 지역을 방문하는 자기측 인원에 대한 참관지(방문지) 제한 중단, 상대방에 대한 비방 중단, 상대방을 존중하는 의사표시에 대한 제동 및 박해 금지, ‘구시대적’ 법률 및 제도적 장치의 철폐 등이 그 요구사항이다.

이 가운데 단체나 개인이 상대방을 존중하는 정당한 의사표시나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제동을 걸거나 박해하지 말도록 한 것은 구시대적 법률 철폐와 연결돼 있다.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구시대적 법률은 국가보안법을 의미한 것으로 보이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의사표시에 대한 박해를 문제삼은 것은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 적용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6.25 전쟁을 ‘북한 지도부에 의한 통일 전쟁’이라는 강정구 교수의 주장이 불러온 파동이 일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방문지 제한 해제 요구는 지난 8.15 때 북측 대표단은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는데도 우리측 당국은 남측 주민이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이나 혁명열사릉 등을 방문하는 것을 터부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 요구 역시 국가보안법과 무관하지 않다. 남측 주민이 그런 곳에 가거나, 가서 어떤 행동을 하느냐 등에 따라 법적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우리측 회담 관계자도 15일 이에 대해 “복잡한 문제”라며 “국내법과 제도적 측면, 국민정서, 남북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해결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 남남갈등을 촉발할 우려가 다분한 현재 상황을 고려한 설명인 셈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이번에 당장 답을 줄 수 없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특히 참관지 문제는 올해 우리측 방북자가 이미 8만명이 넘었지만 북측의 남측 방문자는 1천30명에 불과할 정도로 비대칭성이 심각한 점을 들어 상호성까지 감안해야 한다는게 정부측 설명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며 “남북관계가 발전되고 상호신뢰가 높아지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