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발 6000만켤레분 달라”

북한은 28일 개성에서 열린 남북경제협력추진위(경추위) 제11차 회의에서 우리측에 의복, 신발, 비누 등의 지원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 7월 경추위 10차 회의에서 남측이 경공업 분야의 원자재를 북측에 제공하고 북측은 지하자원 개발 투자를 남측에 보장키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북측이 이날 요구한 것은 신발 원자재 6000만 켤레분, 비누 2만t, 의류 7개 품목 3만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인구 약 2300만명을 기준으로 할 때 1인당 신발은 2.5켤레, 양복은 1벌, 비누는 9개 정도가 돌아갈 수 있는 양이다.

북측 요구량은 의류의 경우 양복지(1벌 1.5㎏ 기준)로 따지면 2000만벌분에 해당한다. 한 중소 의류업체 관계자는 “대량 생산하면 양복지는 1벌당 2만원 안팎이 되므로 총액으로는 4000억원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측이 요구한 신발을 만드는 데는 6000억원 정도가 들어가지만 원재료는 절반에 못미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 중소 신발제조업체 간부는 “중하질을 기준으로 할 때 원재료 값을 켤레당 5000원 정도로 계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누 원재료 역시 개당 100g 정도인 중하질을 지원한다고 할 때 원자재값은 개당 200원 정도 들고 총액은 4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굴지의 비누 제조업체 관계자는 “북측 요구량인 2만t은 북측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비누보다 훨씬 질이 좋은 것을 공급한다고 할 때 대략 2억개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남북한은 20~21일과 25~26일 준비 접촉에 이어 이날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남측 경협추진위원장인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은 북측의 요구에 대해 “이번 협상의 핵심 내용인데 합의가 안됐기 때문에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과 북은 이날 합의문 대신 내놓은 공동 보도문에서 “경공업 원자재 제공과 지하자원 개발 협력, 철도도로, 수산 협력, 개성공단, 임진강 수해 방지사업 등이 민족 공동 이익에 맞게 하루 빨리 결실을 볼 수 있는 방안을 계속 합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성=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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