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합의문 채택 임박… 관건은 ‘이행’

잠정 합의 상태였던 북한 비핵화 2단계 이행 합의문의 채택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외교가의 관심은 ‘합의이행’으로 옮겨가고 있다.

결론적으로 합의사항 이행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물론, 신고.불능화 작업과 그에 대한 미국의 대북 정치.안보적 상응조치가 동시행동 원칙에 따라 이행될 것인지에 좌우될 것이란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일 ‘OK 사인’..변수 사라질 듯 =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현지시간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6자회담 합의문 초안을 검토, 승인한다는 뜻을 중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측도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요미우리(讀賣)신문은 3일 일본 역시 ‘합의문 승인 방침을 정하고 이미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달 30일 6자회담 수석대표 차원에서 문안에 합의했을 당시 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나라는 미국과 일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때문에 이날 공식 발표와 언론 보도를 통해 미.일의 합의문 승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핵 외교가는 합의문 채택을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의장국 중국은 금명간 각국에 합의문 채택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다.

◇테러지원국 문제 ‘전략적 모호성’으로 돌파 = 마지막 변수가 해소된 것은 결국 가장 민감한 문제였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시기 문제를 북.미.일 3국이 반대하지 않는 표현으로 합의문에 담아낸 결과였다는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테러지원국 문제와 관련, 이번 합의문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하고 북한에 대 적성국교역법을 적용하지 않는 과정을 시작하기로 (2.13합의에서) 약속한 것을 상기하면서 미국은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회의에서의 합의에 기초한 북한의 조치와 병행해 북한에 대한 약속을 이행한다’는 취지의 문구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북한이 신고 및 불능화 이행을 연말까지 마친다는 문구는 합의문에 명시돼 있는 반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시기는 특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미가 지난달 초 제네바 실무회의에서 연내 불능화.신고-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및 대 적성국교역법 적용종료에 합의했기 때문에 이를 이행한다는 문구를 합의문에 삽입함으로써 최대 난제를 돌파했다.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2일 평양으로 떠나면서 “(테러지원국 해제 관련)시한이 명시돼 있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는 대목이다.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을 위해 행정부의 정치적 결단 외에도 의회의 동의와 국내 여론 무마 등이 필수인 미국과 일본 입장에서도 시한을 명시하지 않음으로써 ‘승인’의 문을 열었다.

결국 북한.미국.일본 등의 수석대표들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시기 명시 여부에 대해 각자 편한대로 자국 정부에 설명할 수 있게끔 합의 문안이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적 모호성’은 합의문 도출이라는 가시적 성과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불능화 단계 이행이 꼬일 경우 해석을 둘러싼 분란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행전망 = 우선 합의문이 제대로 이행되기까지는 북한측 핵프로그램 신고의 진실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북은 플루토늄의 생산 및 사용내역, 재고량 등을 숨김없이 신고하고 농축우라늄 프로그램(UEP) 관련 자재 구입 후의 용도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해명해야 한다.

김계관 부상은 지난 6자회담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게 핵무기 관련 사항을 제외하고는 연내에 철저히 신고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고 목록을 보기 전에는 낙관할 수 없다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불능화 문제도 각 시설별 기술적 방법에 대해 아직 북한과 타 참가국간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변수가 생길 여지가 전혀 없지는 않아 보인다.

불능화 이행 목표시한까지 석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능화 방법에 대한 최종 합의가 상당기간 지연될 경우 물리적으로 연내에 불능화 이행을 할 수 없을 수 있다고 일각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조기 합의도출을 위해 북한 측 입장이 많이 반영된 불능화 방법을 추진할 경우 불능화와 현재의 가동중단 상태에 실질적 차이가 거의 없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북한 불능화.신고 이행의 끝을 비슷한 시간대에 맞추는 일이 난제가 될 전망이다.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미국 입장에서 북한에 ‘테러지원국’ 족쇄를 풀어주려면 자국민과 국제사회에 그 명분을 설명하고 의회 동의를 받아야 하기에 연말까지 이행할 수 있다고 100% 확신키는 힘든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자국민 납치 문제 해결 전에는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해서는 안된다는 일본의 입장도 의외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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