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올 가을이 ‘중대 고비’

북한 핵문제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지난 2002년 미국 대표단의 방북 당시 북한의 농축우라늄 계획 시인으로 시작된 제2차 북핵위기는 만 4년이 되는 올 가을이 최대 분수령의 한 시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들어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적지 않게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9∼10월이 1차 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다음달 9일은 북한의 정권 창건 기념일(9.9절)이며, 10월10일은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다. 가을철은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생일이 있는 2, 4월과 함께 북한의 동향이 항상 중시되는 시기다.

지난 98년 북한의 대포동 1호 발사도 9.9절을 앞둔 시점에서 이뤄졌다. 10월 당창건일 때도 굵직한 발표들이 종종 나왔다.

다음달에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14일)도 열린다. 이 회담이 북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의 향방을 가름할 중대 계기가 될 것은 자명하다.

북한이 회담을 전후해 대미 압박을 가중시키기 위한 모종의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9월은 북핵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이 지난해 채택된 지 1년이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북핵문제를 둘러싼 정세는 점점 꼬여가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은 2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북금융제재 강화를 비난하면서 “필요한 모든 대응조치를 다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보다 강경한 물리적 행동조치”(7월6일), “부득불 초강경 조치”(6월1일) 등으로 위협해 왔다.

외무성의 담화 발표에 맞춰 그동안 북한 입장을 대변해 왔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시론을 통해 “조선(북한)의 핵실험도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힌 것도 눈에 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후 긴급 소집한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신뢰할 수 없다”면서 “모든 도전을 우리의 힘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고립의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 점도 주목된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조만간 중국 방문 가능성도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 여부를 두고, 북한의 핵실험 준비를 감지한 중국이 마지막으로 북한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과 김 위원장이 혈맹인 중국에 직접 핵실험 강행 방침을 통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고려대 북한학과 남성욱(南成旭) 교수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더라도 중국이 북핵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무엇을 보장해 줄 수 있는지 답변을 기다려 본 후 할 것이기 때문에 북중 간 담판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물론 북핵문제를 두고 전세계가 한반도의 가을을 주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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