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27일(휴전협정일)을 앞두고 주변국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평화공세를 펴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이 대미(對美) 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기점으로 다시 긴장 조성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아직까진 그럴만한 징후는 없는 상태다. 병력 1만 명 규모의 대규모 열병식을 열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60주년 전승절인 점을 고려할 때 내부 체제결속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소리’ 방송은 전승절 기념행사에 미일 등 해외 주요 언론사를 비롯한 외국사절단과 유명 인사들이 대거 방북한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중국 언론사는 물론 일본 교도통신, 영국 BBC, 프랑스 AFP통신 등 서방 언론도 포함돼 있다.
북한이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을 선전하기 위해 서방 언론사들을 대거 초청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 제재 국면에 대한 ‘출구전략’이란 시각도 있다. 남북 간 대화 노력에 이어 서방과도 친선관계를 발전시키고 싶다는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리랑 공연 내용에도 유화 제스처를 담은 내용이 포함됐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또한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을 초청했다고 23일 보도했다. 구체적인 방북 시기와 면담 대상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북한이 전승절을 앞두고 교화소에 수감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편지를 미국 가족들에게 전달한 것도 방북 특사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북한은 전승절을 기해 다각도로 평화공세를 펴는 모양새여서 당분간 북한의 이런 태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8월 중순 진행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과 관련, 대미·대남 비난은 이어갈 수 있지만 그 비난 수위가 높지 않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