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흡연 반대 전국 캠페인을 일으킨 나라는 바로 나치 독일이었다. 아돌프 히틀러는 나치의 최고 엘리트들에게 금연을 강요하면서 대중 교통 내 금연 조치를 시행하는 등 선전 캠페인을 벌였다.
다른 사회주의권 상황은 어땠을까. 소련을 위시한 사회주의를 표방한 국가들은 ‘사회주의적 신인간’은 나쁜 버릇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즉 공산주의 유토피아는 담배 없는 사회여야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관련 노력을 기울인 지도자는 드물었다.
소련의 첫번째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은 어렸을 때엔 담배를 즐기다, 추후에 금연했다. 그러나 권력을 잡은 후에 흡연 정책을 이행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이오시프 스탈린은 애연가였다. 스탈린의 담뱃대는 그의 이미지의 일부가 되었다. 공식 사진, 초상화에도 관련 모습이 당당히(?) 게재되어 있을 정도다. 스탈린은 특히 미국과 쿠바 담배를 좋아했고, “스탈린의 세상은 곧 담배의 세상”이라는 말까지 돌았다.
니키타 흐루쇼프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지만, 탄압 조치도 실행하지 않았다. 흐루쇼프의 후임자 레오니트 브레즈네프는 독소전쟁 시기(1941~45)부터 흡연했었다. 그래서 브레즈네프의 정책은 역설적이다. 학교에서 ‘흡연은 건강에 해롭다‘고 가르쳤지만, 당국은 ‘담배의 질을 높여야‘ 같은 명령을 하달했다.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도 덩샤오핑(鄧小平)도 흡연을 즐겼다. 흡연 반대 캠페인은 시진핑(習近平) 시대에 비로소 막을 올렸다.
북한의 경우에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지도자는 한 명도 없었다. 김일성,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 모두 담배를 피웠다. 또한 당국은 흡연을 비판했지만 흡연 금지 조치는 비교적으로 약했다.
북한 특징 중에 하나는 여성 흡연에 강력한 반대이다. 물론, 소련에서도 흡연을 하는 여성은 비판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북한에서 이런 경향이 훨씬 심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인민군에 복무한 남성 중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을 찾기 힘들지만 여성은 드물다.
1990년 중후반 대량아사시기에도 담배는 북한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배고파도 담배를 먼저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북한 시장화 첫 단계에 개인 소유 담배 제작소들은 많았다. 말보루(Marlboro) 등 유명 브랜드의 상표를 붙여 위장 담배를 만든 사람들까지 있었다.
담배 생산, 수입 그리고 사용을 금지한다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권리 침해를 외치고, 생산 회사들도 강력히 반대할 것이다. 그러나 전체주의 국가에서는 보다 쉬울 순 있겠다. 그러나 김일성과 김정일은 이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고, 김정은은 나쁜 본보기까지 보여줬다.
특히, 북한은 다른 사회주의권 나라들보다 개인 숭배가 매우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 김정은의 행위는 금연운동에 커다란 해로움을 준다.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께서’ 담배를 피운다면 어떻게 학교 교사나 의사들은 담배의 해로움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겠나?
다만 이 문제를 해결을 위해 김정은은 굳이 금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는 그냥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공개하지 말라는 명령만 하달하면 북한 금연 운동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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