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박 첫 억류와 PSI

북한의 핵실험후 북한 선박 한 척이 홍콩에서 억류됐다. 홍콩 당국이 검색에 나섰지만 핵물질이나 무기 등 금지 품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핵실험과 관련해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북한 선박에 대한 해상 검문이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보리 대북결의안은 화생방 무기 관련 물질이나 장비, 재래식 무기 등을 실은 선박이 북한을 드나들 경우 관련국들이 검색해 금지된 품목의 반출.입을 저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자국 선박 억류를 계기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중국마저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나섰다는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북핵 폐기와 핵확산 차단을 위해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더이상 핵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세계 평화를 위협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

아울러 홍콩 당국의 북한 선박 억류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미국이 우리에게 참여 확대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문제가 현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북 제재의 중심축 가운데 하나인 PSI에 우리가 본격 참여하게 되면 해상검문 과정에서 자칫 북한과 직접적인 마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다. 그럴 경우 예기치 못한 무력 충돌이 한반도에서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PSI 운용 자체가 국제법을 토대로 이뤄지는 것이며 해당국 영해에서나 가능한 규정이므로 무력 충돌 상황은 없을 것이라면서 우리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PSI가 남북간 무력 충돌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한국 내부의 논란에 대해 해상 검문은 국제법과 국내법, 정보를 근거로 한다며 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PSI가 성격상 공해상에서 북한 물리력을 동원해 북한 선박을 정선시키고 검색하면서 의심 물질을 압수하고 처벌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어 우리 정부로서는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해 적절한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고 해서 PSI 참여 문제를 마냥 미룰 수만은 없다. 우리는 지난해 한미간 협의에 따라 정해진 8개 PSI 항목 가운데 차단 훈련 참관 및 브리핑 청취 등 5개항에만 발을 들여놓고 있으며 정식 참여와 역내외 차단 훈련시 물적 지원 등 3개항은 남북관계를 고려해 보류해 두고 있다. 정부는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 PSI에 참여하되 북한과의 직접 마찰을 피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강구하는 데 지혜로움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물적 지원 등은 하되 북한 선박에 대한 직접 검색에는 나서지 않는 방안이 있는지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와 긴밀히 협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우리가 북한 선박에 대해 금지규정 위반시 정선, 승선, 검색을 할 수 있도록 한 남북해운합의서만으로도 PSI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을지도 면밀히 검토해 국제사회에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도 방안이다. /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