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난타, ‘단지琴’을 아시나요

’딩동 딩동 댕..’ 실로폰 연주가 아니라 항아리에서 울리는 소리다.

남쪽에 칼.도마 등을 두드리는 무언극 ’난타’가 있다면 북쪽에서는 항아리를 두드리는 ’단지금’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은 14일 오후 제8차 군인가족 예술소조 공연을 녹화중계하면서 군인 아내들의 항아리 연주를 내보내 눈길을 끌었다.

두 여성이 다양한 크기의 사기단지(항아리) 각각 5개와 13개를 대(臺)위에 배열해 놓고 2개의 채로 신명나게 두드리자 그 연주에 맞춰 다른 여성들이 노래를 부른다.

사기단지의 크기와 두께에 따라 각기 다른 음정을 내면서 하나의 완벽한 노래가 연주되는 것.

단지금이란 명칭은 실로폰의 일종인 목금 소리와 비슷하다는 뜻에서 붙인 것으로 보인다.

꽃을 그려넣은 흰색의 사기단지는 북한의 일반 가정에서 된장, 간장, 소금, 고추장, 물김치, 깎두기 등을 넣어두는 가장 대표적인 부엌세간 중 하나다.

사실 북한 어느 가정에서나 한두 개 이상 갖고 있는 평범한 사기단지에서 어쩌면 그리도 신통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울리는지 듣는 이들도 의아할 정도다.

중앙TV에 따르면 이들의 공연을 관람한 일부 남성들은 놀라움도 컸지만 선뜻 믿어지지 않아 휴식시간을 이용해 직접 찾아와 자기 눈과 귀로 다시한번 확인하기도 했다.

극장 복도에 놓인 단지금에서 공연 관람 때 들었던 똑같은 음악소리가 들리자 한 중년의 남성은 “정말 놀랍다. 믿기가 어렵다”면서 군인 아내들의 기막힌 아이디어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남성은 또 “집에 돌아가면 집사람과 같이 단지를 꼭 가지고 해봐야겠다”고 벼르기도 했다.

단지금은 군인 아내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탄생한 ‘생활악기’이다.

단지금 연주자 김옥실(여)씨는 “단지금은 군인가족들이 손으로 만든 김치랑, 메주를 갖고 병사들을 찾아가는 생활 속에서 태어났다”고 말했다.

다른 연주자인 강진실(여)씨는 “우리의 땀으로 가꾼 통을 갖고 우리 손으로 메주를 쑤어 된장을 만들어 이 단지에 담을 때마다 장냄새를 맡으면 좋아할 병사들이 생각나 절로 춤.노래가 나오고 이렇게 단지를 두드리며 박자를 맞추게 됐다”고 단지금 연주의 유래를 밝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내세우는 ’선군정치(先軍政治)’를 앞장서 받들어가는 군인 아내들은 자신들의 실생활을 신기한 단지금 연주에 담아냄으로써 “생활 속에 음악이 있고 음악 속에 생활이 있다”는 김 위원장의 ’가르침’을 멋지게 실천한 셈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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