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관계 어디로 갈까

김영남씨가 전 부인이었던 요코다 메구미씨의 사망사실을 재확인하고 일본정부의 대응자세에 불만을 표시함에 따라 앞으로의 북일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김영남씨의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은 ▲메구미 자살 사망 ▲유골 진품 ▲혜경씨의 본명 논란 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 그동안의 각종 의혹에 대응함으로써 기존 입장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일본 역시 이번 기자회견의 내용을 수긍하고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메구미씨의 생존설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김씨의 기자회견 내용 역시 북한 당국의 지시에 의한 조작으로 평가할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단기적 측면에서 북일관계는 현재의 교착국면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던 수교협상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송일호 대사는 납치문제 해결에 대해 “우리가 일본에 대해서 성의를 가지고 대하면 대할수록 의문점이 더 커지고 새로운 문제점이 더 많이 제기된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양보가 더 많은 양보의 요구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납치문제에 대한 일본과의 논의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 북측의 판단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일본은 납치문제 뿐 아니라 북한의 대포동2호 미사일 발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참의원에서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는 등 대북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어 이번 기자회견 내용은 이런 흐름을 더 강하게 이어가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김씨의 기자회견 내용도 중요하지만 미사일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북일관계가 급격하게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북일관계 진전의 단초는 오히려 김영남씨의 기자회견과 납치문제 보다는 6자회담 재개나 일본의 정치적 결단에 영향받을 개연성이 크다.

미사일 문제가 가닥을 잡고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면 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북일간의 양자접촉이 이뤄질 것이고 양국간의 관계도 복원의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정치적 성과를 염두에 두고 2002년과 2004년처럼 평양행을 결단한다면 북일관계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지만 일본사회의 보수적 정서 등을 감안하면 이 역시 희박한 시나리오다.

서 교수는 “북일관계가 진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김영남씨의 언급으로 일본 내 보수적 목소리가 높아질 수는 있지만 북일관계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별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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