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BDA 문제 어떻게 풀까

미국과 북한간 BDA 실무회의가 오는 30일 베이징(北京)에서 속개됨에 따라 회담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 정부가 취한 대북 금융제재의 완화 및 동결된 BDA 계좌 2천400만달러의 해제와 관련된 모종의 합의점이 도출될 지 여부다.

일단 BDA 회의를 다음달 초에 열리는 6자회담에 앞서 개최한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북한의 강경한 입장 등을 생각하면 BDA 문제에서 모종의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6자회담의 진전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국면이다.

이 때문에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근 “원칙적으로 BDA 문제는 우리가 합의하려는 핵폐기 초기단계 조치와 혼합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6자회담의 틀 바깥의 더 큰 틀에서는 핵폐기와 같이 움직이는 이슈”라고 규정했다.

이렇게 보면 긍정적인 신호를 찾을 수 있다. 미국측이 BDA 회의를 6자회담에 앞서 개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는 것은 BDA 문제와 관련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BDA 조사를 15개월이나 진행한 마당에 아직도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말로 상황을 무마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 내에서 국무부와 재무부간 입장조율이 시도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베를린 북.미 회동이 끝난 뒤 북한의 김계관 부상의 표정이 매우 밝았던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미국이 BDA 문제에서 원칙적이나마 해결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우선 BDA 계좌 가운데 ‘합법거래’에 무게가 실린 일부 계좌의 동결이 풀릴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50여개 계좌는 20개 북한은행, 11개 북한 무역회사, 9개 북한 개인계좌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 중에서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평양의 영국계 은행인 대동신용은행 계좌와 세계적 담배회사인 브리티시 아메리카 토바코의 계좌 등의 해제 문제는 일찍부터 거론돼왔다.

그리고 그 액수는 700만달러에서 1천400만달러까지 다양하게 언급됐다.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28일 미 의회 소식통을 인용해 1천300만달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BDA 문제를 실무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미 재무부의 입장은 단호한 편이다. 미 재무부는 “금융조사는 매우 복잡해 합법.불법자금을 구분하기 어렵다”며 “문제의 초점은 북한의 불법활동이며, 불법활동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달러를 위조한 범죄행위에 대한 철저한 법적용 작업이 BDA 조사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내 동향은 재무부의 주장과는 다소 다른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부시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라크 문제에서 잃은 ’점수’를 다른 외교적 과제에서 만회하려 할 가능성이 높고 그러자면 북핵 문제에서 성과를 거둬야할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북핵 문제의 성과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BDA 문제라는 논리를 생각하면 미 정부가 재무부를 설득해 ’모종의 성의’를 이끌어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문제가 단순하지만은 않다. 북한측에 성의를 보여줄 경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북한이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위폐 제작 및 돈세탁 의혹을 인정하고 재발방지, 책임자 처벌 등과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베를린 북미 회동에서 이 정도의 교감이 있었다면 곧 열릴 BDA 회의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북.미가 대외적으로 발표된 문서의 해석을 놓고도 곧잘 신경전을 벌여온 점을 생각하면 실제 협상장에서 양측이 쉽게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은 적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회담도 주요 쟁점에 대한 치열한 줄다리기가 진행될 것이며 최소한의 원칙상의 의견일치를 보는 선에서 정리될 공산이 크다는게 외교가의 견해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핵폐기와 관련된 협상을 본격화하는 6자회담 무대에서 ’진정성 있는 결단’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BDA 협상과 6자회담은 연계돼있는 현안이라는 것이 이런 점에서 분명해진다.

외교소식통은 “먼저 열리는 BDA 회담은 이어 열리는 6자회담의 진전을 가로막지 않는 수준에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본격적인 협상은 6자회담에서 나타난 북한의 협상 의지에 따라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이며 특히 미국내 여론의 향방이 BDA 문제 해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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