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티 유니세프 北주재 대표

“저에 대해서 유니세프(UNICEFㆍ국제연합아동기금) 직원들 사이에 도는 농담이 있죠. ‘악의 축 전문가(specialist on the axis of evil)’라고…”

우리나라 국회의원들과 북한 아동 구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한 피에레테 부티(Pierrette Vu Thi) 유니세프 평양 주재 대표는 5일 서울대에서 강연하며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부티 대표가 특이한 별명을 갖게 된 것은 2003년 뉴욕의 유니세프 본부에서 이라크 긴급구호 사업을 맡다가 같은 해 9월 북한에 부임하는 등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목한 나라의 어린이들을 위해 수년째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태생 프랑스인인 그는 1998∼1999년 이라크 바그다드 사무소에서 기획 및 사업담당관으로 일한 적이 있다.

부티 대표는 이날 서울대 통일연구소 초청으로 ‘유니세프와 북한에서의 아동 지원활동’에 대해 강연하며 “자금 모금이 국제적 분위기와 언론 보도에 의해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해 유니세프가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 세계 각국에서 모금한 지원금은 당초 목표액의 38%인 560만달러에 불과했다.

부티 대표는 “최근 10년 사이에 영양실조(malnutrition) 상태인 북한 어린이의 비율이 60% 이상에서 37%로 줄기는 했으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영양상태 개선과 상수도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한 세대가 넘도록 외부 세계와 단절된 상태여서 요즘 북한 어린이들은 다른 나라에서 뭐가 벌어지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성장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부티 대표는 “다른 국제기구들의 평양사무소가 북한 당국의 요구로 외국인 스태프를 줄이고 있으나 유니세프는 10명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함께 일하며 서로 신뢰를 쌓은 것이 북한 당국의 긍정적 평가를 받은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문제, 상호 불신 등 문제가 있지만 끈기있게 노력하면 진전이 있다”며 북한 내 국제기구 활동의 장래에 대해 낙관적 견해를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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