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꼭꼭 숨어라”

오는 8일 방북에 앞서 한국에 들르는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국내 언론과의 접촉을 의도적으로 피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4일 외교부 출입기자들에게 “보즈워스 대표가 6일 방한할 때 공항에서 언론이 취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미 국무부가 우리측에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측이 우리 정부를 거쳐 국내 언론에게 ‘취재를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협조요청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 소식통은 “공항에 나가도 사진 찍을 일이 없고 (보즈워스 대표가)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한걸음 더 나아가 7일로 예정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면담 모두(冒頭)부분을 빼고는 나머지 일정과 동선을 모두 비공개에 부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위 본부장과의 면담 이후 ‘도어스텝'(공개된 장소에서 사진촬영과 함께 언론취재에 응하는 절차)도 생략할 예정이며 방북 이후 대언론 발표 일정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는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보즈워스 대표가 한국언론에 대해 기피증을 갖고 있는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북.미대화를 앞둔 시점에서 언론과 사전접촉이 부담스러울 수는 있지만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이목이 집중된 자신의 움직임을 뚜렷한 사전설명 없이 ‘노출’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 외교소식통은 “언론에 대한 개인적 스타일의 문제일 수는 있지만 이런 큰 사안을 두고 언론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해가지 않는다”며 “과연 미국에서 이런 사안이 생겼을 때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보즈워스 대표는 그동안의 방한과정에서 공항이나 회의장소에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 있었을 때 의례적인 말을 빼고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왔다.


보즈워스 대표의 이 같은 태도는 ‘전임’이었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현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와 자주 비견된다. 힐 전 차관보는 “마이크만 들이대면 최소 30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언론노출을 ‘즐겼다’는게 외교가의 정설이다.


그는 참모진이 기자회견을 끝내려 해도 “다른 질문 없느냐”면서 계속 질문을 유도할 정도여서 종종 지나치게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을 듣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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