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다음달 초 한국과 일본, 중국 등 6자회담 관련국 순방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져 아시아 방문 일정에 북한 방문이 포함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1일 미 국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9월 초 한국과 일본, 중국 등 6자회담 관련국의 순방을 검토중”이라며 “현재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순방에서 북한 측과 접촉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물밑접촉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미북간 공식적인 접촉 시점도 가까워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 임명 직후인 지난 3월초 아시아 순방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북한 방문을 희망했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해 성사되지 못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장거리로켓 발사 등 긴장국면을 조성하고 있던 시기로 미국과의 접촉을 기피했지만, 현재 북한은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어 북한도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대북입장을 가진 보즈워스 특별대표를 북한에 초청, 북한의 평화적인 북핵해결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을 약화시키려 할 가능성 높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6자회담을 대신할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며 미국과의 양자대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면, 미 행정부는 북한의 양자회담 제안을 완강히 거부하면서 6자회담 안에서의 양자회담 허용 입장을 지속하고 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21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 모두가 북한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동북아 역내 우리 파트너들의 이해관계를 희생하면서 (북한과의) 양자협상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아시아 방문도 이같은 미국의 입장을 한·중·일·러 측에 설명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는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