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예상되는 대남도발 수단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것이 장사정포를 이용한 포격이다. 장사정포의 사정거리는 40~60km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는 북한의 타격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2012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야포 8,600여 문, 방사포 4,800여 문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방지역으로 배치돼 남한의 수도권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 장사정포 전력은 170mm 자주포 140~150여 문, 240mm 방사포 200여 문 등 총 350여 문 정도다. 이들 장사정포 전력은 시간당 1만여 발의 포격을 가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곡산포’라고 불리는 170mm 자주포 ‘M-1978·1989′(최대 사거리 54km)는 최소 경기도 파주시, 고양시 전체, 김포와 인천 일부까지 타격이 가능하다. 로켓추진 고폭탄(RAP탄, Rocket Assistant Projectile)을 사용할 경우, 서울시의 강동과 강남 일부 지역을 제외한 서울 전역과 인천·김포 공항, 부천까지 사정권에 포함된다.
다연장로켓포인 240mm 방사포 ‘M-1985·1991′(최대 사거리 60km)은 서울 전체와 인천, 인천·김포공항, 과천, 안양, 시흥시까지 사거리에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장사정포 전력이 북한 개성직할시 판문군 일대에 밀집해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판문군부터 서울 광화문까지의 거리가 약 40km이기 때문에 북한의 장사정포 전력에 남한의 종로, 중구 등 서울 중심지가 북한 전력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북한은 2012년 6월 우리 언론이 대북 비난전을 펼치고 있다며 좌표를 공개해 타격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당시 북한은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의 좌표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KBS·CBS·MBC·SBS 방송국 좌표도 확정해놓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초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경우 수도권 일대와 서울 중심지가 목표가 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특히 서울은 인구 밀집지역이기 때문에 북한의 포탄이 떨어질 경우, 많은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 대형 건물에 포탄이 집중되면 순식간에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
포탄에 의한 1차적인 피해 외에도 주유소, 도시가스관 등에 포탄이 떨어질 경우 2차적인 폭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북한이 생화학탄두를 사용할 경우 그 피해는 막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휘락 국민대 교수는 데일리NK에 “장사정포 사정거리가 수원 정도까지인데, 특성상 수도권 어디에 떨어지느냐에 피해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시급한 것은 우리나라가 장사정포, 탄도탄 등의 장거리 도발에 대한 대응체계를 조기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장사정포 공격을 막는데 효과적인 방어 전력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황해남북도에 주둔하고 있는 2·4 군단은 상당한 장사정포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남한 수도권의 주요 지역에 대한 사격제원을 확보하고 훈련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고위 간부 출신의 탈북자는 데일리NK에 “(북한은) 본격적인 전투에 앞서 방사포 전력을 쏟아 붓는 것이 기본 전략이기 때문에 포병들은 이미 남한 지역의 사격제원을 확보해 수시로 연습하고 있다”면서 “장사정포는 ‘정밀타격’ 개념이 아닌 ‘면적사격’으로 일정범위를 초토화하는 것이 임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