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정상회담, 험난한 여정이지만 북한 주민들에겐 마지막 희망이다

남북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의제 등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미북정상회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회담에 다시 한 번 강한 의지를 내비쳤고, 김정은 역시 지난 9일 개최된 정치국 회의에서 ‘북미회담’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발언을 함으로써 이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초미의 관심은 미국과 북한의 지도자들이 언제, 어디서 만나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느냐에 달려있다고 하겠습니다. 현재 미국과 북한은 비공식 채널을 통해 물밑에서 미북정상회담 관련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미북정상회담의 시기와 관련해선 아직까지 정확한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장소가 결정 되는대로 회담 일자도 확정될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말이나 6월 초까지 김정은과 회담을 갖겠다고 했지만, 양측은 장소 문제로 여전히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 측은 평양을 선호하고 있고, 미국 측은 김정은이 워싱턴으로 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 간다면 7백 여 명이 사전답사를 위해 평양을 먼저 방문해야 하고, 미국 성조기를 단 의전차량들이 평양 시내를 주행하게 되는데 이런 상황을 북한 당국은 용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김정은이 워싱턴에 가는 것에는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먼저 김정은의 낡은 전용기로는 태평양을 건너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중간에 기착해서 급유와 정비를 받을 수도 있지만, 많은 나라들이 북한을 제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여의치 않은 방법입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비핵화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 폐기 시한을 6개월에서 최장 1년으로 잡고 있습니다. 속전속결로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김정은의 셈법은 다릅니다. 김정은은 지난 달 26일 중국을 방문해서 시진핑 주석에게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비핵화 조치’를 제안한바 있습니다. 이 말은 북한 당국의 비핵화 선언부터 최종적인 핵 폐기까지 단계를 잘게 나누어 각 단계를 달성할 때마다 미국으로부터 보상을 받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방안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난 25년 간 북한과의 핵 협상이 바로 그와 같은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북한 당국에 매번 속아 넘어갔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북한이 규정하는 ‘비핵화’의 개념 또한 매우 다른 게 사실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상정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주한미군의 철수와 미국 핵우산의 철거를 ‘비핵화’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핵화와 관련된 미, 북 양측의 생각이 판이하기 때문에 미북정상회담이 열린다 하더라도 양측은 험난한 여정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무너져가는 북한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방법은 북한 당국이 핵을 폐기하고 국제사회의 제재를 완화시켜 정상 국가가 되는 길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비핵화가 타결되기만 한다면 올해에는 대북제재가 부분적으로 완화되고 내년에는 전면 해제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 전체 주민의 41%에 해당하는 1050만 명이 기근에 시달렸다고 하는데 이제는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방법은 북한 당국이 확실하게 핵을 폐기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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