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인 민족공조 정책 바꿔라”

▲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연합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8일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는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해 대북포용정책을 추진해왔으나 북한당국은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등 선군정치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체제안정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내 중도 보수 성향의 신당파 모임인 ‘실사구시’를 이끌고 있는 그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통합신당의 정책비전 모색’이라는 글을 올리고 “통합신당은 북한당국에 분명한 메시지를 담은 대북포용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통합신당은 맹목적인 민족간 공조정책에서 실효성 있는 개혁‧개방 유도정책과 국제공조도 중시하는 정책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이번 주장은 북한의 페이스에 일방적으로 끌려온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이 사실상 실패했음을 시인한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김근태 의장을 향해 ‘좌파’라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당 노선 전환을 촉구해 온 강 의장의 이번 발언으로 실용파와 개혁파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강 정책위의장은 “대북포용정책의 목표는 북한이 중국처럼 개혁개방을 추진해 굶주리는 백성들을 먹여 살릴 길을 찾는 것”이라고 말해 개혁개방을 유도하는 실사구시적 대북정책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역으로 현재 대북정책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어 “북한 주민들이 계속해서 굶주리고 탈북자가 늘어나는 상황이 계속되는 한 진정한 한반도 평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굶주림보다 더 큰 평화위협요인은 없기 때문”이라며 대북정책 변화 필요성을 재차 주장했다.

그는 “북한 핵개발에 대해 미국은 물론 한반도 주변 강대국인 일본, 중국, 러시아 모두 반대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체제는 동북아 평화체제 속에서만 구축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미국은 물론 주변국들과의 관계개선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대북정책의 방향으로 북핵 폐기와 미사일개발 중단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PSI)에 협력 ▲대북지원사업은 북한경제의 개혁개방과 상응해 진행 ▲남북한 철도 연결사업 지속 추진 ▲금강산 관광사업의 개방적 추진 ▲북한당국의 유엔 인권결의안에 귀 기울일 것 ▲남북 간 군비축소 논의 등을 주문했다.

강 정책위의장의 이러한 정책 수정 권고 내용은 지금까지 정부가 내세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사실상 불참, 대북지원을 통한 관계개선, 금강산·개성공단 사업 지속 추진 등 그동안의 정부의 대북 정책과 상당한 인식의 차이를 드러낸다.

그는 “대북 포용정책의 수정 필요성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수구냉전세력이라고 몰아 붙이면서 한나라당으로 가라는 경직적 사고를 가진 분들이 통합신당 창당을 주도할 수 있겠느냐”고 포문을 이어갔다.

그는 이어 “안보불안을 해소하지 않고는 경제번영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한반도 평화정책도 우리나라를 미래의 경제선진국으로 진입시키는데 목표가 있는 것이지 우리 민족끼리 잘해보자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한편, 강 정책위의장은 중도 보수적 입장에서 추후 부동산 정책, 복지정책, 교육정책, 작은 정부 대 큰 정부 등 통합신당이 추구해야할 정책 방향을 계속해서 제시해 나간다는 계획이어서 이를 반대하는 당내 좌파 성향 의원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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