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김정남 암살 용의자 리정철 석방…“北으로 추방 예정”

북한 김정남 살해 용의자로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북한 국적 리정철이 3일 석방됐다.

리정철은 이날 오전 그동안 수감돼 있던 현지 세팡경찰서에서 풀려나 현재 쿠알라룸프르 국제공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그는 공항에서 최종 추방 절차를 밟은 뒤 항공기편으로 중국을 경유, 평양으로 송환될 것으로 알려졌다.

리정철은 지난 13일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후 나흘 만에 인근 아파트에서 체포됐다. 당시 그는 아내와 자녀들과 함께 은신해 있다가 급습한 경찰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

현지 경찰은 북한 국적 용의자 리지현·홍송학·오종길·리재남이 범행 당시 사용한 차량이 리정철 소유인 것을 파악, 리정철도 범행에 가담했을 것이라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전문가들도 리정철이 용의자들에게 차량 및 거처 제공, 심지어 독극물 제조 등을 맡았을 것이라 관측했다.

반면 리정철은 수사 내내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용의자들이 포착된 공항 CCTV에 본인은 찍히지 않았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용의자들이 차량을 가져가 사용한 것이라고 피력했다.

결국 모하메드 아판디 말레이시아 검찰총장은 2일 “(김정남) 암살사건에서 그의 역할을 확인할 충분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면서 “유효한 여행 서류가 있지 않은 그를 석방한 뒤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내 물증 확보에 실패해 기소를 포기한 것이다.

대신 말레이시아 당국은 리정철이 현지 건강식품업체에 위장 취업한 점을 문제 삼아, 이민법 위반 혐의로 추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 피살과 북한의 연결고리로 유일하게 신병을 확보한 리정철의 추방으로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이 타격을 받게 됐다.

북한 국적 용의자들 중 유일하게 체포됐던 리정철이 석방되면서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이 난항을 겪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북한이 고위급 대표단까지 파견해 북한 소행임을 숨기는 데 주력하는 만큼, 결정적 단서를 포착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수사와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에 제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말레이 당국이 사례와 관련된 ‘분명한 증거가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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