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청문회 대북 발언 파장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18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행한 북한 관련 발언이 워싱턴 외교가에 적잖은 파장을 낳고 있다.

북한이 조지 부시 2기 행정부의 대(對)북한 인식에 향후 6자회담 재개 여부가 달려있다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 라이스 지명자가 이날 북한을 민주주의가 이뤄져야 할 대상으로 지목하고 간접적으로 북한을 ‘폭정의 전진기지’라고 까지 표현했기 때문이다.

라이스는 외교를 이용해 자유를 확산시켜야 하는 것이 미국의 임무라고 전제한 뒤 “세계에는 폭정의 전진 기지들이 남아 있으며 미국은 쿠바와 미얀마, 북한, 이란, 벨로루시, 짐바브웨 등 모든 대륙의 억압받는 사람들 편에 서있다”고 말했다.

직접 북한을 ‘폭정 전진기지’로 지칭하지 않았고 또한 북한만을 겨냥한 발언도 아니지만 북한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는 것이 외교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녀는 또 “우리는 일치단결해 북한과 이란이 핵무기 야망을 포기하고 평화의 길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선언, 북한 핵 문제를 미국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과시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외교력으로 반드시 북핵을 포기토록 하겠다”는 말로 이해돼 기존의 대북 정책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한다.

또한 라이스 지명자는 한국과 관련해서는 “일본, 한국, 호주는 공동의 위협을 저지하고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우리의 노력에서 주요 동반국”이라고 언급, 미군 재편 및 유연화 정책으로 전환점을 맞고 있는 한미 동맹 관계가 변함없이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라이스의 대북 발언은 충분히 북한을 자극할 만 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그렇지만 6자회담과 관련, 북한이 이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특히 한 소식통은 “북한이 라이스의 발언에 과민 반응할 경우 오히려 그녀의 말을 부각시킴으로써 스스로의 입지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면서 “북한이 상당히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민주주의를 하지 않는 나라들을 상대로 이를 확산하겠다는 것은 미국의 변함없는 정책”이라면서 “라이스가 거명한 다른 나라들은 가만히 있는데 북한만 이를 문제 삼고 나서는 것도 어색하다는 점에서 북한이 반응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는 라이스 지명자와 부시 대통령 간 두터운 신뢰 관계로 사실상 2기 부시의 대외 정책 청문회의 의미를 지녔으며 6자 회담을 포함, 향후 대북 정책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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