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심리분석가 “김정일 ‘후세인 다음 내차례’ 떨것”

지나치게 의심과 두려움이 많은 김정일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 처형 이후, ‘다음은 내 차례야’ 하는 두려움이 더욱 심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세계 독재자들의 심리 분석으로 유명한 미국 조지 워싱턴대의 제럴드 포스트 정치심리학 교수는 11일 “후세인의 처형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경이 더욱 날카로워졌을 것”이라며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정일과 후세인의 공통점으로 “(김정일은) 표면적으로는 구세주적인 자아상을 갖고 있고 자신을 위대한 세계적 지도자로 묘사하고 있다”면서도 “후세인은 어릴적 매우 가난하고 불행했던 반면 김 위원장은 태어날 때부터 후계자로 지목된 상태에서 자란 차이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일이 자신의 독재행위를 반성할 수도 있다’는 일부의 견해에 대해 그는 “어릴 적부터 그런 식으로 살아왔고 오히려 점점 심화되는 마당에 어느날 갑자기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른 거야’라고 하겠느냐”며 “김정일이 앞으로 김정일처럼 행동하지 않을 가능성이나 이유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포스트 교수는 “김정일은 자기가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인물”이라며 “오히려 북한을 위해 훌륭한 일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현재 자기 자신을 너무나 훌륭한 지도자로 여기고 있는데 반성할 건더기가 어디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북핵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북한을 위협하지 않는 상황에서 명확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라며 “김정일은 위협하면 위협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핵 포기로 얻게 되는 좋은 점과 핵개발 고집으로 직면해야 하는 고립·제재 등에 대해 이해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계자 문제와 관련해선 “김일성은 자기 이름을 계속 남기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자기 아들을 후계자로 삼았다”며 “김정일도 물론 그렇게 하고 싶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현재로선 누가 김정일의 뒤를 이을 것인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