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중유지원 놓고 한·미·러 ‘엇박자’

북핵 6자 수석대표회담이 결렬되면서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 중단에 합의했다는 미국 측의 발표에 대해 러시아는 이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에너지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 입장을 밝혔다.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러시아 외무차관은 13일 “북한의 핵 검증 체제가 마련될 때까지 일본, 러시아, 중국, 미국, 한국이 북한에 대한 중유 선적을 더는 하지 않기로 했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에 우리는 놀랐다”면서 “그런 조치에 러시아 대표단은 결코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러시아의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6자 비핵화 합의에 따라 북한에 대한 연료 공급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단계적으로 철수해야 하며 다른 당사국들도 에너지 지원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12일 “북핵 검증 체제가 없으면 앞으로 대북 에너지 지원을 위한 중유선적은 더 진전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을 제외하고 6자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나머지 5개국도 대북중유제공 중단에 동의했다”고 말했었다.

이와 관련,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1일 “에너지지원 중단은 매우 민감한 문제로 모든 사항을 검토해서 결정해야 하며 부정적으로만 얘기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것은 배제한 채 에너지 지원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얘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한국은 아직까지 입장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납치문제 미해결을 이유로 중유제공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6자는 국제모금 방식으로 일본 측이 담당했던 중유 20만t을 대납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번에 검증의정서가 채택되지 못하면서 이 방안도 당분간 보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13일 중유지원이 중단된다면 불능화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말해 상황에 따라 불능화 조치를 중단할 수 있음을 밝혔다.

6자는 ‘2·13합의’에서 북한의 핵시설 폐쇄 및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에 따라 나머지 참가국들은 중유 100만t에 해당하는 중유를 제공하기로 합의해, 지금까지 미국은 20만t, 러시아는 15만t, 한국은 14.5만t, 중국은 10t에 해당하는 발전설비 자재를 지원해 60만t 가량을 북한에 제공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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