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인권단체-지원단체 ‘명암’ 교차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다른 대북정책 기조를 표방하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대북인권단체들은 크게 고무된 표정인 데 비해 통일운동.대북지원단체들은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구체적으로 표명되기를 기다리면서 조심스럽게 관망하는 분위기다.

대북지원 단체들은 김대중 정부가 대북 포용정책을 본격화한 이래 지금까지 10년간 활발하게 추진돼 온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협력이 새 정부 출범 후 주춤하거나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데 반해, 대북인권 단체들은 정치범수용소 문제 등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인권상태와 개선 대책에 대한 논의가 확대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북인권 단체들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부터 새 정부에 전달하고 촉구할 북한인권 개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외 40여개 단체로 구성된 북한인권단체연합회는 대선 직후인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2008년 전략회의’를 열어 새 정부에 전달하기 위한 북한인권 개선 대책을 논의한 데 이어 26일 대북지원과 북한인권 연계, 북한인권재단 설립 등을 골자로 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북인권 단체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27일 저녁 광화문 인근에서 연 ‘송년의 밤’ 행사에선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장이 “오늘 커다란 승리를 이룩하고 새해를 맞게 된다”고 자축했고, 이인호 명지대 석좌교수는 김대중 정부 출범 이래 10년을 “북한 인권에 관한 한 궤변으로 일관하던 세상”이었다고 평가절하했으며, 유세희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이사장은 현 정부를 “북한 인권 개선의 걸림돌”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는 내년에는 북한 인권 개선 논의를 활성화하는 데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기독교사회책임’도 28일 서울 장충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0년 1월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다 북한으로 납치된 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의 유해 송환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반면 통일운동.대북지원단체들은 북한인권 개선과 엄격한 상호주의를 강조하는 새 정부와 민족공조를 주장하는 북한 당국이 충돌할 경우 민간차원의 대북지원과 통일운동이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정세를 관망하고 있다.

한 대북지원 단체 관계자는 “새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의 지원 규모를 현상 유지하느냐, 축소하느냐에 따라 대북지원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며 “새 정부가 의욕적으로 대북사업에 나선다면 지원 금액이 늘어나겠지만 확률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기독교계 대북지원 단체 관계자는 “우리는 ‘개미군단’이라고 할 수 있는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내는 성금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새 정부 출범 후 대북정책 기조가 바뀌더라도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사업 확대가 어려울 것이라는 데는 같은 전망을했다.

한 통일운동단체 관계자도 “내년도 사업 계획을 개략적으로 세우기는 했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 방향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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