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식량차관은 사실상 이산가족 상봉 대가”

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은 차관 형식이지만 사실상 이산가족 상봉의 대가로 제공되는 것이므로, 국제기구의 대북 식량지원에 비해 분배감시가 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정부가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이종무 평화나눔센터 소장이 4일 주장했다.

이 소장은 6일 발간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격월간지인 ‘민족화해’에 기고한 글에서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이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돼 있다는 것은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을 뿐이지 북한 문제를 다루는 사람들은 모두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공식 문서에 쓰여 있지 않을 뿐 정부 당국자들도 다 아는 얘기”라며 “남북 장관급회담 개최가 비료 지원과 연계돼 있다면 식량차관은 이산가족 상봉 대가로 제공되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하고 “북한 핵실험 때 남측이 식량차관을 제공하지 않자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취소했던 전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장관급회담과 비료, 식량차관과 이산가족 상봉 연계설은 학자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는 주장이며 남북 사이에 이같은 약속이 돼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긴급 식량지원을 준비하고 대북지원 원칙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남측의 식량지원 때는 방북단이 식량과 함께 북한에 들어가 하역과정을 참관하고 식량공급소를 방문하는 수준이지만 세계식량계획(WFP)은 10명여명의 감시인력을 평양에 상주시키고 있는 차이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차이를 이유로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정부가 직접 북한에 지원할 것이 아니라 유엔을 통해 간접 지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정부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응하는 것을 조건으로 식량차관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WFP와 같은 수준의 모니터링을 요구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북지원에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한다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민간단체들은 북한의 식량 사정에 각별한 주의를 쏟으며 긴급지원을 위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하고, 인도적 지원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형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개발지원은 목표 달성을 위한 조건부 원칙, 남북관계 개선을 목적으로 한 지원은 상호주의 원칙,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은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야 하지만, 긴급구호.복구는 인도주의 원칙에 입각해 무조건 지원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