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살포 스토커식 저지정책은 민주주의 훼손

▲2월16일 납북·탈북단체 관계자들이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장면 ⓒ데일리NK

통일부와 대북전단살포 단체간의 소모전이 엉뚱한 방향으로 비화되고 있다. 지난 16일 대북전단살포 때 사용한 북한화폐와 관련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법위반으로 검찰에 수사의뢰를 한 것이다.

검찰의 수사결과를 보아야겠지만, 북한화폐의 반입시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은 것은 위법일 가능성은 있다. 이는 일견 불편부당한 법 적용일 수 있으나, 통일부의 대북전달살포의 스토커식 저지정책이라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 이미 통일부는 고압가스안전법으로 대북전단 살포를 불법화하려는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대북 전단살포에 대한 찬반을 떠나 민주사회인 한국에서 정부가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김정일 정권의 폭정을 북한 주민을 향해 알리는 자유는 침해될 수 없으며, 남북 당국간 상호 선전전단 살포 중단 합의는 한국 국민에게는 그 구속력이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정치권 일각에서 이를 막을 법률의 제정을 궁리하는 의원들이 있으나, 위헌판결을 피해나갈 수 없다.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군사적 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북한측에 도발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여당 모 의원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비판론인데, 통일부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정부에 여러 차례 중단 압력을 가하는 등 대북전단 살포를 북한정권이 매우 불편해 한다는 증거들은 많지만, 이것이 도발의 동기를 부여한다고 믿기는 어렵다. 근래 북한정권은 미사일 발사준비 등 강도 높게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는데, 후계체제 정비를 위한 대내 과시용이거나, 한미신정부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즉 대북전단 살포에 자극받아 북한이 도발한다는 우려는 북한의 협박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는 점에서 순진하거나 어리석거나 둘 중의 하나이다.

통일부는 현 정부 출범이후 남북대화가 중단되고 있어, 이를 타개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으며,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과잉대응 논란도 통일부의 남북대화 재개에 대한 노심초사와 관련이 깊을 것이다.

지금 대화를 안 하겠다고 하는 북한 정권의 속셈을 전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통일부의 대북전단 살포 반대론이 북한의 정책 전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경험에 의하면 북한은 대화 상대방의 태도와 무관하게 철저히 자신의 필요에 따라 대화에 나서거나 때로는 도발을 해왔고, 그래서 국제사회에서 예측 불가능한 집단이라는 공인을 받고 있다.

물론 남북대화의 분위기 조성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필요하겠지만, 대북전단 살포와 같이 한국내의 민주주의 원칙과 관계되는 문제는 남북관계에서 타협의 대상이 될 수가 없다. 민간의 자유로운 북한인권을 위한 활동을 북한정권의 특별한 압박이 있다고 해서, 정부가 이에 간섭한다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훼손되고 말 것이다.

심지어 주민의 생각까지도 통제하는 북한 당국은 한국의 이런 자유를 이해하지 않으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 정부는 ‘한국은 민간단체의 활동을 정부가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말을 수백번이라도 해야 한다.

대북전단 살포를 놓고 벌이는 북한인권단체와 정부 당국의 갈등은 우리내부에 아무런 이익이 없다. 폭압통치에 대한 외부의 방송, 전단, 책자를 동원한 선전활동은 역사적으로 그 효과가 입증되어 왔고, 정부가 이를 막을 방법도 없다.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언론의 큰 관심은 오히려 정부의 과민반응이 만들어 낸 것이다. 대북전단 살포단체 또한 대정부 관계에서 불필요한 마찰을 만들 이유가 없다.

대북전단은 북한주민들에게 전달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풍향과 풍속의 영향이 결정적이기 때문에 미리 장소와 일시를 정하고 언론에 널리 알리는 이벤트식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바람이 좋을 때를 기다리다 밤이고 새벽이고 달려나가 전단을 뿌리는 현장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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