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내 동생 맞구나 맞어”

“사진으로 봤을 때는 아닌 것 같았는데 막상 이렇게 화면으로 보니 맞구만 맞아”

홍안의 소년으로 경찰을 피해 북으로 넘어간 김동만(76)씨는 이미 보청기를 끼어야 상대방의 말이 들릴 정도로 늙어있었다.
그러나 옛 추억을 말할 때만은 온갖 손짓을 해가며 해맑은 그 때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28일 광주대한적십자사에는 55년간 이어진 끈끈한 가족애가 이틀 째 이어졌다.

2명의 아들 남하(49), 남철(36)씨와 함께 화면에 등장한 김동만 씨는 남측에 있는 동생들과 조카들을 확인한 후 조용히 안부를 물었다.

하지만 채 5분이 지나지 않아 그는 바지주머니에서 흰색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고향 얘기가 하나 둘 씩 터져 나오자 수 십년만에 만나는 누이들의 존재가 한 순간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할 말은 태산처럼 많은데 말이 순서없이 나온다”며 연방 울음 섞인 기침을 했다.

“나야 나 막둥이 금례…”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금례씨도 “조카들, 아버지 잘 모시고 죽기전에 꼭 오빠 손한 번 잡게해 줘”라며 북측의 조카들에게 눈물로 하소연했다.

이들은 가족관계와 부모님의 생사여부, 묘지 등 소소한 가족사에 대해 노트에 한글자 한글자 적으며 약 1시간 40분간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김동만씨는 “꼭 죽기전 통일이 돼 가족이 다시 뭉쳐 꼭 이야기를 하자”며 그리고 금례씨는 “꼭 만나자”고 화답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