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집행부 권력으로 변질돼…전임자 임금지급 금지해야

정부가 지난 13년 동안 유예되어 왔던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허용 법안을 이번에는 그대로 관철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에 한국노총과 민노총은 오월동주(吳越同舟) 격의 연대투쟁을 통해 이를 저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노동계는 노조전임자 임금은 노사자율에 맡기자는 입장인데, 노사자율의 이름으로 노조 전임자 임금을 회사에서 지급하는 현재의 관행대로 가자는 것이다. 노동계가 기어이 지키겠다는 ‘사측이 전임자 임금을 주는 관습’의 문제점은 많은 사람들이 지적해왔는데, 노조집행부의 봉사직이 아닌 권력으로의 변질이 가장 심각한 폐해이다.

한국은 그동안 조합비 지출의 부담 없이 전임자를 늘려 조합원당 비율이 선진국의 4배에서 10배에 달하고 있다. 이 과잉인력이 아무리 없는 일을 만들더라도 한가롭게 지내리라고 쉽게 예상되며, 그 결과 이 달콤한 자리를 서로 맡겠다고 나서, 대기업과 공기업 등의 노조 집행부 선거는 거의 전쟁 수준이다.

노조선거를 둘러싼 경쟁 격화는 노조집행부를 전리품으로 만들어 투자회수(?)식의 도덕적 해이를 발생시켜왔다.

전임자 임금을 조합비에서 지출하게 되면, 우선 과잉 전임자들이 생산현장으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조합비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 노조 집행부의 규모에 대해 비로소 조합원들에 의한 민주적 통제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전임자 임금의 자기부담 원칙은 노조 조합원의 주인된 권리행사의 영역에 속하며, 현재 전임을 하거나 이를 노리는 예비군들의 이해관계와 일반 조합원들의 그것은 같을 수가 없다.

복수노조에 대해 노동계는 ‘허용 원칙’은 동의하면서 단체교섭에 있어 모든 노조의 교섭권을 주장하고 있는데, 그 진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단일 회사내의 여러 복수노조가 그 규모 등에 무관하게 교섭권을 갖게 되면, 아마 ‘항상 교섭 중’이라는 수렁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근로자들에게도 득이 될 것이 없다. 전임자 임금지급과 복수노조가 패키지화되어 있기 때문에, 복수노조라는 주제에서도 시빗거리를 만들어 놓자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복수노조는 한국의 노사문화 현실에서 복잡한 요소들이 많아 그 원칙부터 방법론까지 논의가 필요하지만, 적어도 전임자 임금문제는 노조의 정상화라는 차원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이 명확한 답이 나와 있다. 이번에는 국회와 정부가 폭탄 돌리기식의 비겁한 도피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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