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 본 아리랑…김일성 찬양 내용 다수 포함

노무현 대통령이 3일 저녁 관람한 북한의 체제선전 집단체조극 ‘아리랑’에는 김일성의 빨치산 항일 운동을 찬양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있다.

노 대통령은 이 날 8시경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의장과 함께 아리랑 공연이 열리는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에 들어섰다. 이 날 관람에는 권양숙 여사와 남측 방북 수행단도 동석했다.

노란색 바바리 코트를 입은 노 대통령이 모습을 보이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북한 주민들은 기립 박수를 치며 환호를 보냈다. 정장을 차려입은 주민들과 군인들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노 대통령 내외 쪽을 향해 고개를 내밀었다.

이 날 공연은 하얀색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의 ‘아리랑’ 독창으로 시작됐다. 이어 금색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아리랑’ 노래에 맞춰 부채춤을 추기 시작했다. 카드섹션 배경에는 일출 광경과 함께 아리랑이라는 글자가 수를 놓았다.

무용수들은 금색 부채에 금색 왕관을 머리에 써, 마치 태양을 형상화한듯한 모습이었다. 클라이막스 장면에서는 태양이 위로 솟아나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 공연에는 ‘아리랑 민족’이라는 부제가 붙었는데, 북한에서는 수령우상화를 위해 김일성을 태양으로 상징화하고 북한 주민들을 ‘김일성 민족’이라고 칭하고 있다.

다음으로 ‘조선의 별’이란 노래에 맞춰 일제시대 당시 만주로 이주하는 사람들의 행렬을 춤으로 표현했다. ‘조선의 별’은 김일성의 청년시절부터 빨치산 항일운동 시절까지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의 주제곡이다.

체육복을 맞춰 있는 청년들이 수술이 달린 곤봉 체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때의 카드섹션 배경은 ‘너는 김혁 나는 성주’였다. 김성주는 김일성의 본명이고, 김혁은 김일성과 항일학생운동을 같이 한 사이다. 김일성은 김혁과 헤어지면서 수첩에 ‘너는 김혁 나는 성주’라는 문구를 써줬다.

백두산 천지 위에 별들이 떠있는 카드섹션도 등장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一星)을 ‘별’로도 우상화한다. 하얀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과 검은색 교복을 입은 청년들이 별을 우러르는 군무를 췄다.

다음에 등장한 여군들은 ‘사향가’라는 노래에 맞춰 춤을 선보였는데, 이 곡은 1930년 일제 시대때 빨치산들이 고향을 그리며 부른 노래라고 한다. 이들은 붉은색 카드로 ‘자주’라는 글씨를 형상화했다.

한편, 공연이 열린 능라도 경기장 앞은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분수로 장식이 되었다. 또 공연장에는 성화가 타오르고, 천장을 오색 전구로 뒤덮는 등 수해로 인한 남북정상회담 연기가 무색할만큼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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