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림동옥 부장은

남북관계에 오래 종사해온 국내의 통일관련 업무 종사자들은 20일 사망한 림동옥 통일전선부장을 평생을 실세로 살아온 ’깐깐한 원칙주의자’이지만 ’인간적인 냄새를 잃지 않은 소탈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지금은 남북회담 일선에서 떠난 한 관계자는 “림 부장은 각종 협상에서 깐깐함을 잃지 않아 협상 파트너인 우리 입장에서는 대화하기 힘든 상대였다”며 “설득해야 할 상대지만 나름대로 대남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업무에서 일관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손인교 전 통일부 남북회담사무국장은 “림 부장은 70년대 적십자회담에 나오면서부터 핵심실세로 분류됐고 결국 실세로 한 생을 마감했다”며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북한에서 남북관계에 한 획을 그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림 부장은 2003년 김용순 당 중앙위 비서가 사망한 뒤 통일전선부장에 올랐지만 고(故) 김일성 주석이 살아있던 당시에 남측 대표단이 김 주석을 면담하는 자리에는 림 부장이 빠지지 않고 배석할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또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측 인사들과의 면담에 배석하면서 김 위원장이 각종 지시를 내릴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예 알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충성스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공식 회담이나 면담 자리가 아닌 곳에서는 소탈하고 털털한 풍모를 보여줬다.

지난 2000년 당시 김용순 비서와 함께 특사로 남쪽을 방문해 제주도를 방문했던 림 부장은 폐암 수술에도 불구하고 임동원 당시 국가정보원장 등 남측 인사들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한 채 폭탄주를 마시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국장은 “림 부장은 건강 때문에 술을 잘 마시지는 못했지만 사석에서 남쪽 인사들과 털털하게 대화를 주고 받는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특히 1936년생인 림 부장은 남북회담의 시작인 적십자회담 때부터 얼굴을 익혀왔던 고(故) 정시성 통일부 남북회담사무국장 등과는 같은 연배라는 점 때문에 친구처럼 지내면서 항상 안부를 묻는 등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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